LH, 지어놓기만 하면 끝?…임대아파트 ‘하자‧부실’ 쇄도로 골머리

선다혜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11:09:40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한 집값 상승과 전세난으로 인해서 주택 공급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18~2022년까지 총 65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주택난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물량 가운데 70%는 한국주택도시공사(LH)의 몫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LH가 공급하는 아파트에 대한 하자‧부실시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잇단 태풍으로 LH의 임대아파트 가운데 누수 피해가 심각한 곳이 생기면서,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H 임대아파트의 ‘품질문제’ 하루이틀 된 문제는 아니다. 폭우나 태풍으로 인한 누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방음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아파트들이 매년 언론보도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임대료로 많은 양의 가구를 공급하다보니 그만큼 아파트의 품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LH 역시도 임대아파트에 대한 품질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하겠다고 지난해 10월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공공임대아파트를 놓고 짓기만 하면 끝이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는 LH의 임대아파트를 놓고 불거지는 하자‧부실 시공 논란에 대해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16일 국민의 힘 김희국 의원이 LH공사에서 제출받은 주택유형별 하자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장기임대‧공공임대 아파트와 분양주택에서 발생한 하자는 총 2만 41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임대(국민‧행복‧영국)의 경우 총 4462건으로 ▲도배불량 1261건 ▲ 오배구 1911건 ▲타일불량 706건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5년‧10년)에서는 총 1만297건의 하자가 발생했는데 ▲타일 불량 3360건 ▲오배수 불량이 2324건 ▲도배 불량이 1904건 등으로 나타났다.

분양 주택 역시 총 9358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이 중 ▲타일 불량 2821건 ▲오배수 2307건 ▲도배 불량 1912건에 달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장기임대에서 오배수 등 불량인 389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와 분양주택은 타일불량이 각각 1409건, 769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하자 외에도 누수 피해를 입는 가구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부터 2019년 5년 동안 LH 임대아파트에서는 총 3180건의 누수 하자가 접수됐다. 누수로 인해 100건의 의류·침대·가구류·생활용품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연도별 누수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430건 누수하자 접수에 13건 피해 ▲2016년 920건 누수하자 접수에 14건 피해 ▲2017년 603건 누수하자 접수에 13건 피해 ▲2018년 683건 누수하자 접수에 28건 피해 ▲2019년 544건 누수하자 접수에 32건의 피해가 각각 발생하는 등 누수하자 피해접수가 증가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공공임대아파트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공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의 부실‧하자 등으로 인한 불만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대아파트를 확대해봐야 같은 문제가 도돌이표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비가 올 때마다 물난리?

올해 여름은 태풍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LH가 공급한 임대아파트에서 누수‧침수 등의 피해가 유독 많이 접수됐다. 울산의 한 아파트의 경우 태풍이 올라올 때마다 창문틀을 수건으로 막고, 아래에 신문지를 깔아야하는 지경이었다. 창문이 설치된 벽으로 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넘쳤기 때문이다.

이는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입주민들 역시 이와 비슷한 문제를 토로했다.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인해서 집1안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아파트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물이 바닥에 흘러다닐 정도였다. 심각한 집의 경우는 누수로 발생한 물이 가전제품에서 떨어져 누전사고의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알ㄹ졌다.

문제는 장마철마다 임대아파트의 누수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점이다. LH는 아파트 품질 개선을 하겠다고 누차 약속했지만 이렇다할 개선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다. 이에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은 LH에 임대아파트의 품질 개선 요구를 하고 이는 실정이다.

LH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집에 누수가 발생해 하자보수를 신청했지만 첫 방문에만 일주일이 걸렸다”면서 “방문한 직원은 누수부분에 대한 사진만 찍고 그냥 가버렸고, 언제까지 수리가 완료된다는 이야기도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생활 방음’ 조차 제대로 안 돼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폭우’로 인한 침수 뿐만이 아니다. 지어진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에서는 방음조차 되지 않아서 입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지어진 LH의 한 임대아파트는 완공 8개월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복도와 천장 곳곳에 금이 가 있는 등 새 아파트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옆집과의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에서 세대 간 벽체는 콘크리트를 사용하는데 해당 아파트의 경우 석고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LH는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할 때 ‘세대 간 방음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기도 했다. 결국 소음 문제를 발생할 것을 LH가 알면서도 원가절감을 위해서 석고보드로 집을 지은 것이다.

남양주에 지어진 또 다른 임대 아파트 역시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한 동에 300세대가 들어가는 규모로 짓다보니 옆집과의 간격 자체도 매우 촘촘하다. 때문에 벽 자체도 얇은 구조라 입주민들은 생활소음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 아파트의 한 입주민은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옆집 휴대폰 알람소리에도 잠이 깬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하늘과 땅 차이?

물론 LH가 공급한 아파트라고 해서 모두 환경이 열악한 것은 아니다. LH가 민간건설사들과 경쟁하겠다고 내놓은 분양주택 브랜드 ‘안단테’의 경우에는 임대아파트와는 상황이 다르다. 안단테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자재부터 임대아파트와 차이가 나고 있다.

임대주택은 3만4000원짜리 열쇠형 문고리였지만, 분양주택은 20만80000원짜리 디지털 자물쇠가 달렸다. 또 바닥 장판 역시 임대 주택은 ㎡당 1만 1800원 장판이 적용됐지만, 분양주택에는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3배 비싼 기능성 장판이 깔렸다.

아파트 내 14개 주요 마감재를 비교하니 분양주택은 526만원, 장기임대는 337만원으로 한 집당 189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이렇다보니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이에 LH는 임대와 분양주택의 차이를 줄여나가겠다면서도 “정부지원이 부족해 당장은 차이를 없애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국민임대아파트를 지을 때 정부 지원금 기준 3.3㎡당 742만 원이지만 실제 아파트를 지을 때 투입되는 비용은 894만원이다. 때문에 LH는 지을수록 적자인 임대아파트에 더 많은 비용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H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LH의 말대로 임대주택 건설로 인해서 1조 6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은 맞지만, 토지나 주택 분양 등에서 4조 4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심지어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1851만원의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공기업인 LH가 아파트 분양과 땅장사 등으로 수익을 내면서 서민 주거복지에는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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