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조주빈 피해자와 가해자 맞나…손 사장 방송국에 조주빈 대리인 불러들여

손석희-조주빈 피해자와 가해자 맞나…손 사장 방송국에 조주빈 대리인 불러들여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3.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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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조주빈(25·구속)이 김웅 프리랜서 기자로부터 ‘손석희 JTBC 사장 가족을 해하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손 사장에게 고해하며 텔레그램으로 접근했다. 손 사장 및 그 가족은 불안에 떨었고, 조 씨로부터 의뢰가 있었다는 증거를 받아보려고 돈을 건넸다”

손석희 씨가 사장으로 있는 종편 채널 가 지난 25일 손 사장과 성(性)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인 이른바 ‘박사방’ 운영자 조 씨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한 내용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 내용, 해당 사건에서 등장하는 인물의 증언을 종합하면 JTBC를 통한 손 사장의 해명에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JTBC는 조 씨와 손 사장이 살해 협박범 또는 살해 청부를 폭로한 협박범과, 그 협박의 피해자 관계로 단정 짓고 이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나 정황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 여성 단체가 조씨와 성착취물 유포 채팅방 회원들 간의 대화라고 공개한 텔레그램 채팅 내용을 보면, 조 씨는 손 사장과의 친분을 크게 과시했다. 아울러 조 씨 대리인이 JTBC 사옥으로 가서 조 씨 가명인 ‘박 사장’을 거론하면 손 사장 비서가 내려와 모시고 올라갔다는 조 씨 주장도 이 텔레그램 채팅 내용에 담겼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조 씨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줬다고 지적했다. 조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돈을 뜯긴 사건을 해명하도록 돕겠다고 윤 전 시장에게 접근해 “원하는 내용을 방송할 수 있게 돕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의 대리인을 보내 윤 전 시장과 함께 JTBC 사옥을 방문, 손 사장을 만나게 했다.

신문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내가 JTBC 사옥으로 갔을 때 조 씨 대리인과 스튜디오 옆 손 사장 사무실까지 함께 갔다”고 말했다. 손 사장이 자신 및 가족에 대한 청부 위해(危害) 의뢰를 받았다는 조 씨 대리인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로 불러들인 셈이다. 이런 정황을 놓고 봤을 때 과연 피해자와 협박범의 관계로 단정 지을 수 있는가 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성 단체 등의 모임, 이른바 ‘텔레그램 자경단 주홍글씨’는 24일 조 씨가 지난해 11~12월 ‘박사방’에서 회원들에게 손 사장에 대해 거론한 대화록을 공개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조씨는 자신이 손 사장과 ‘형 동생’ 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자신을 ‘박 사장’이라 부르고, 자신은 손 사장을 ‘손 선생’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조씨는 “(JTBC 사옥에서)박 사장 심부름 왔다고 하면 사장실 프리 패스”라며 “비서가 내려와서 화물 엘리베이터로 사장실(21층)로 안내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윤 전 시장 측 증언). 조 씨 대신 윤 전 시장을 안내한 대리인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대화록을 보면, 조 씨는 자신이 손 사장을 통해 JTBC 뉴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나 통해서 손 사장에게 (뉴스)자료 검토 부탁하는 것 단가 1200(만원)’이라며 ‘윤장현(전 시장)이 손 사장에게 나 통해서 자료 넘겼지’라는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또한 비슷한 정황이 있었다. 윤 전 시장은 JTBC 방문하기 전 실제 조 씨로부터 “JTBC에 출연해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 사건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조 씨 측에 돈을 넘겼다. 활동비 명목으로 건네진 금액은 1000만원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손 사장이 조씨 대리인과 윤 전 시장을 왜, 어떤 이유로 함께 만났는지에 대해 “어제(25일) 입장문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조 씨 대화록엔 손 사장의 ‘뺑소니 교통사고 의혹’도 포함됐다. 조씨는 ‘(손 사장 사고 당시) 과천 주차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제거한 게 나야’라고 주장했다. 앞서 손 사장은 2017년 4월 밤 10시 경기도 과천 소재 한 교회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냈으며, 이를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와 이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논란이 됐다. 조 씨 주장은 당시 사고 현장에 설치된 방범 카메라를 자신이 없앴다는 설명으로, 경찰은 부인했다. 당시 교회 주차장 주변 방범 카메라들에서 별다른 훼손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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