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뒷조사?…‘엔진 리스 계약’ 살펴 봐

HDC현산,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뒷조사?…‘엔진 리스 계약’ 살펴 봐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9.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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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엔진 등 주요부품을 들어오는 과정에서 계약상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서 뒷조사를 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을 위해 일찌감치 소송을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조선비즈>의 보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예비 엔진을 대거 도입한 것과 관련해 리스 계약 내용 등을 다각도로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정경구 HDC 최고재무책임자(CFO) 직할 조직에서 계약 내용 등에 대해서 탐문을 했었다”면서 “특히 리스 계약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관심 있어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8년 20개 수준이었던 예비 엔진을 올해 30개로 늘렸다. 도입 규모는 11개로, 항공사는 새로운 기종을 도입할 때마다 일반적으로 엔진 별로 10% 안팎의 예비엔진을 마련해놓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현재 항공기 86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해 에어버스 A321NEO(네오)와 A350 등 5대를 신규 도입했다. 항공사 운영 관행대로라면 예비 엔진을 한 개 정도 더 갖추는 수준이 적절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당시 재무압박이 있었던 아시아나항공이 엔진을 대량을 들여왔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항공기 엔진의 경우 1개당 300억원이 넘는 고가 기자재다. 물론 구매할 때 리스 방식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현재 가치로 따진다면 11개를 구매하면서 33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5년 정도인 감가상각 기간에 맞춰서 3300억원을 정액법(감각상각 연수에 균등하게 나누어 비용을 처리하는 방법)을 적용할 경우, 올해 추가적으로 600억원의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은 6조 9700억원, 영업손실 4400억원을 냈다. 엔진을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손실 폭을 키운 셈이다.

때문에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엔진 도입을 위해 리베이트 등을 놓고 이면계약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1996년~2000년 에어버스 항공기 도입 계약을 맺은 뒤 10년 뒤인 2010~2013년 1450만달러(173억원)의 리베이트를 에어버스가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만약 리베이트 등 이면계약이 있었을 경우 HDC는 향후 산업은행이나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부당하게 계약하게 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산업은행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HDC현산은 계약금으로 산업은행에 지불한 2500억원을 되돌려달라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 가치를 예상치 못하게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실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회사 가치를 파악한 상태에서 계약금만 미리 줬다는 것이 그 근거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와 금호산업이 소송 과정에서 HDC현산 측이 엔진 도입 리베이트 의혹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금호산업 측은 엔진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엔진를 구입할 당시 국토부에서 엔진결함의 문제가 있어서 기존에 필요한 물량보다 많은 물량을 구입하도록 권고했다. 이건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다른항공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리베이트 의혹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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