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참모들과 용산의 한 국숫집에서 첫 공개 점심 식사를 가졌다. 이 가운데 해당 가게는 무전취식을 하고 달아나는 남성에 “다친다. 천천히 가라”고 배려해준 주인 할머니의 미담으로 유명한 가게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9일 점심시간에 서울 용산 삼각지역 부근의 ‘옛집국수’를 찾아 잔치국수로 점심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리에서 40년 가까이 운영된 이 가게에 얽힌 일화가 유명하다. 주인 배혜자 할머니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1998년 겨울 이른 오전쯤, 노숙자 행색을 한 40대 남성이 가게에 들어섰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였다.
한 눈에 노숙자임을 알아차린 주인 할머니는 그에게 국수 한 그릇을 푸짐하게 내어줬고 이내 그 남성은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국수를 다 먹은 남성은 냉수 한 그릇을 달라고 한 뒤 할머니가 물을 내오기 전에 가게 밖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할머니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차피 돈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뛰길래 ‘넘어지면 다친 게(다치니까) 천천히 가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 사연은 10년 후 국숫집이 방송에 나오면서 당시 국수를 먹고 달아난 남성이 해당 프로그램 PD에게 감사 편지를 전해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남성은 당시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고 아내도 떠나버린 상황으로 방황하던 가운데 할머니가 외친 말 한마디에 다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이후 남성은 파라과이로 건너가 성공한 교포 사업가가 됐다. 편지에 남성은 “배 할머니는 IMF 시절 사업에 실패해 세상을 원망하던 내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준 분”이라고 썼다.
사연이 알려지자 할머니는 “배고픈 사람에게 국수 몇 그릇 말아준 것 가지고 과분한 치사를 받았다”며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것 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날 해당 국숫집을 찾은 윤 대통령은 5000원짜리 잔치국수로 점심 식사를 하고 가게에서 식사하던 직장인과 군 장병 등과 인사를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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