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에 ‘꼼수입찰’ 논란까지…중견건설사 잇따른 구설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8 08:59:06

중견건설사인 제일건설(주)이 최근 여러차례 불거지는 잡음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 회사가 시공을 맡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은 안전 조처관리가 제대로 실시됐는지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중대재해 시 사업주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이슈가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인만큼, 이에 따라 사측의 어깨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벌떼 입찰’ 논란에도 휘말리고 있다. 입찰 조건이 되지 않는 자회사 등을 동원해 LH 공공택지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일건설은 단기간에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끌어 올린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견건설사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성장세와 역행하는 구설수들로 인해 제일건설을 바라보는 세간의 이목이 따가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퍼블릭>은 각종 구설수에 오른 제일건설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아파트 현장서 노동자 추락…중대재해법 타깃 되나
 

▲ 한강 G트리타워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한강G트리타워’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 A씨가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곧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A씨는 당시 지하 1층 환기구 주변에서 작업을 하다 지하 4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사 현장에서 아들과 같이 일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은 과연 안전 조처 관리가 제대로 실시됐는지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현장 인부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고와 안전수칙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 사고로 제일건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에 의한 처벌을 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해당법안은 지난 1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으며 내년부터 본격 발효된다.

이는 산업현장에서 후진국 수준의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추진됐다.

이에 각 건설업계에서는 안전수칙 강화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망사고를 낸 제일건설이 중대재해법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이와 관련 제일건설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경위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나오는 결과에 따라 충실히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벌떼입찰’로 LH 공급택지 분양?…공정성 논란 대두

제일건설은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최근 ‘벌떼입찰’ 의혹으로 또 한번 고초를 겪고 있다.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편법적인 낙찰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입찰 및 낙찰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제일 건설 등 5개 중견건설사는 LH가 공급한 공공택지의 30%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건설사들은 공공택지를 두고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 등을 동원한 반칙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2019년 기준, 10개의 종속기업(세종화건설 외)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5곳은 2019년 기준 매출액 0원으로 공공택지 입찰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제일건설은 모회사를 통해 종속기업들에게 입찰준비금을 단기 대여금 형태로 빌려주고, ‘벌떼입찰’을 단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벌떼 입찰은, 건설업계에서 비밀리에 만연하게 펼쳐지고 있는 수법이다. 벌떼 입찰을 하게되면 낙찰률을 높일 수 있고, 회사 설립·유지 경비까지 분양가에 전가되는 등 입찰 공정성이 무너지는 폐해가 따라온다.

이러한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최근 국토부는  공공택지 공급입찰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힌바 있다. 기존 추첨제도에서 벗어나 사회적 기여나 이익 공유 계획을 평가할 것이란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제일건설 등 관행적인 수법을 해오던 중견건설사들의 부담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많은 건설사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했던 부분이고 어디까지가 벌떼입찰이냐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서 "실제 회사가 운영이 되고 있어도 페이퍼인 회사가 많다. 수년 동안 땅만 가지고 있다가 땅이 개발돼서 분양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파른 성장세에 ‘찬물’…신뢰 회복 주력해야



 

제일건설은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중견건설사로, 2020년 기준 전국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3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4년만 해도 94위였으나, 불과 6년만에 63계단이나 뛰어 오른 것이다.

특히 2015년 이후 주택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5년 사이에 영업이익률을 505% 끌어올리기도 했다. 수많은 시공실적을 기반으로 점점 중상위권 건설사로 발을 뻗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에 걸맞지 않게 자주 나오는 논란들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벌떼 입장 파장으로 인해서, 성장세 역시 꼼수경영을 통한 외형확장이 아니었느냐는 시각이 커진다. 제일건설 박현민 대표가 핵심가치로 내세운 ‘공정한 기업문화’와 거리가 먼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양상이라는 것.

한편으로는 실적과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내실 문제는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외형을 확장하기 이전에 노동자를 위한 안전한 일터부터 조성하는 등 내실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 더퍼블릭.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홍찬영 기자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다른기사보기
홍찬영 기자 입니다. 건설·정유·화학업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카카오톡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