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심의위 검언유착 불기소 결론…수사팀 연결고리 없이 한동훈 기소 나설까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6 14:23:48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연루자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멈추고 불기소 하라는 결론을 냈다. 검찰과 언론의 유착으로 특정 세력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이 사건의 핵심인 ‘공모 관계’의 연결 고리가 사라진 셈이다.

전일(24일) 대검찰청 산하 심의위는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할 것을 의결했다. 다만 이동재 채널A 전 기자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가고 기소해야 한다고 봤다.

한 검사장에 대해선 현안위원 10명이 수사 중단을, 11명이 불기소 의견을 개진했다. 이 전 기자와 관련해선 현안위원 12명이 수사 지속, 9명이 공소제기에 표를 던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심의위는 약 6시간40분 만인 오후 8시40분ᄁᆞ지 진행됐다. 당초 예상된 종료 시간을 한참 넘길 정도로 공방이 치열해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는 A4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검토하고 수사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 전 기자, 한 검사장 측의 의견을 각각 들었다. 이후 질의응답을 거쳐 토론을 실시, 최종 의결했다.

쟁점은 ‘공모 관계’였다. 이날 심의위에서는 공모 인정 여부를 놓고 ‘수사팀·이 전 대표’ 대 ‘이 전 기자·한 검사장’ 구도로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수사팀은 법원의 영장 발부 사유를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간 공모가 있었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도 심의위 시작 전에 “오늘 심의위에선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공모 목적의 대화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동안 이 전 기자 측은 직접 공개한 녹취록을 토대로 공모 관계 성립이 어렵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 전 기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역할을 한 지모씨에게 보여준 녹취록은 본인이 창작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 역시 공모 의혹을 부인해왔다.

결국 심의위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주장한 둘 사이에 공모는 없었다는 것에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결론은 수사팀이 앞서 공개된 바 있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간의 부산 녹취록 이외에 특별한 증거를 추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심의의 결과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즉각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결과 발표 직후 낸 입장문을 통해 “한동훈 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하고 피의자 1회 조사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해 ‘수사 계속’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오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지금까지의 수사내용과 법원의 이동재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취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의 수사 및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의위 의결에 수사팀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까지 심의위에서 의결한 8건 가운데 검찰이 의결 내용대로 처분하지 않은 건은 없다. 심의위 의결 결과를 거부하고 한 검사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경우 ‘부족한 명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이 심의위 결과와 무관하게 한 검사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다. 다만, 이 경우 정치적 판단에 따른 수사와 기소라는 비판을 마주대할 수 있다. ‘검언유착’ 프레임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찰청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서울중앙지검 구도로 대립각을 나타낸 사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날 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추 장관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최근까지 검언유착 수사를 사실상 이끌며 연일 윤 총장과 불협화음을 냈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까지 사용해 윤 총장이 이 사건에서 손을 떼게 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 더퍼블릭.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