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막히자 ‘알짜 기내식 사업’ 팔기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막히자 ‘알짜 기내식 사업’ 팔기로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7.08 15:0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대한항공이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과 기내면세점을 내놨다. 대한항공 측은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국내 2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날 대한항공 측은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의 양도와 관련해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배타적 협상권이란 우선협상대상자보다 우선하는 개념으로서, 한앤컴퍼니가 확실하게 인수한다는 의미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이사회에 이러한 내용을 보고하고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 상황은 협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만해도 하루 약 7~8만식의 기내식을 제공하면서 연평균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에 달하는 알짜 사업으로 꼽혔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부 매각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채권단이 지원조건으로 내건 ‘2조원 이상 자본 확충’ 때문에 결국 알짜 사업 매각에 나서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의 지원을 받은 데 이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1조원을 추가로 받았다.

따라서 대항항공운 이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총 1조 1269억원(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 1만 4200원)을 마련했다. 이번 매각으로 1조원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단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매각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한앰컴퍼니와 MBK파트너스를 직접 찾아가 매각 작업에 대한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앤컴퍼니는 앞서 웅진식품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뒤 국내 식음료 사업 부문 확충에 나섰기 때문에, 이번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부 인수에 더 적극적이었다. 한앤컴퍼니 측은 이와함께 항공사 교육센터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매각으로 숨통이 좀 트이긴했지만, 여전히 전망 밝지는 않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실적이 받쳐줬던 화물 부문 물량이 다시 감소했고, 여객 부문 업황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 업계가 지난해 수준으로 업황을 회복하려면 4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6000억원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대한항공의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었지만 서울시로 인해서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가 4671억원에 이 부지를 사들이고 대금을 2년간 분할 지급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측이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15곳 중 매각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한항공 측은 유동화 계획이 무산되자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