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부전-마산' 복선전철 붕괴 잡음 흘러나오는 내막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1 10:51:13
“과실 은폐했다” vs “사실무근”

지난해 발생했던 부산 부전-창원 마산 복선전철 붕괴 사고와 관련한 잡음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최근 한 제보를 통해 당시 붕괴 사고는 시공을 맡았던 SK건설의 과실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보에 의하면 사고의 원인은 시공사 측이 무리하게 강요했던 ‘고압 그라우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공사인 SK건설은 사고조사를 위한 자료를 미흡하게 제출하는 등 과실을 숨기는 데만 급급하다고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관하고 있다.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명확한 답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은 부산 부전과 경남 창원 마산을 잇는 영남권 광역교통망 구축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3월 SK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2공구가 붕괴되면서, 지난달로 예정돼있던 개통시기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더퍼블릭>은 SK건설의 터널 붕괴사고와 관련해 더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붕괴사고는 ‘그라우팅 압력’ 과다 원인? 


▲ SK건설이 제출한 지반보강 시공현황 (사진제공=A씨)

 

25일 자신을 SK건설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해 3월 발생했던 부산 부전-창원 마산 복선전철 붕괴사고의 원인은 고압(CCG) 그라우팅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라우팅이란 터널 주변 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시멘트를 주입해 더 견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SK건설은 지하수 유입을 막기 위해 3월 9일부터 사고 당일인 18일까지 터널 주변에 지상보강 그라우팅을 집중 시공했다. 그러나 그라우팅의 시멘트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압력이 본선터널을 손상시켰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첨부 주입압 그래프를 보면 주입압력 10~20kg.cm2 이상인 것이 태반”이라며 “낙동항 하구의 연약지반 구간에 실드터널과 1m옆에서 고압으로 그라우팅을 그것도 대단히 높은 압력의 공법인 CCS공법으로 했을 때 터널이 어떻게 버티겠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압의 그라우팅은 절대 안정할 수가 없고 안정유지가 불가피하다 것.

당시 현장에서도 해당 문제점이 감지되기도 했다. <시사저널이코노미>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협력업체 사장은 터널이 붕괴되기 며칠 전부터 터널 구간의 손상을 우려해 시공사에 지상보강 그라우팅 작업을 중지시켜 달라고 강하게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SK건설 측은 요청을 받아주지 않고, 공사를 그대로 강행시켰다. 이후 몇 시간 되지 않아 상선터널이 무너졌고, 같은 날 오후 하선에서 2차 붕괴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 작업자 3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사 장비가 매립되고 나무 데크와 시설 등이 훼손되는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실 은폐 지적도…“조사 때 자료 누락시켜”

여기에 SK건설은 과실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에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조사를 위한 시공자료에 정황들을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A씨는 “SK건설은 시공자료를 지반공학회에 제공하면서 붕괴 원인인 CGS 그라우팅 압력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첨부자료 중 그라우팅 주입량 자료만 있는 것처럼 제공하면서, 장비가 묻혔다는 이유로 압력 자료가 없다고 거짓 주장을 자행했다는 설명이다. 즉 SK건설 측은 이 모든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 조사 때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

SK건설이 자료를 누락시켜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 사전에 지반공학회와 협의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사는 유리한 쪽으로 보고서를 작성 해줄 수 있는 연세대 교수 정모씨를 선정, 사전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당사가 조사과정에서 제공하지 않은 그라우팅 압력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공단, 국토부 등 외부에 알려져야 한다”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해당 내용을 포함해 재조사를 한다면, 지반공학회에서 작성한 보고서 내용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사고의 원인은 SK건설의 부실시공이라는 게 드러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 조사중, 결과는 아직?…사측 ‘사실무근’ 일관 


▲ 지난해 3월 부전~창원 마산간 복선경전철 구간 중 터널 피난구에서 지반이 붕괴돼 컨테이너 1개동이 침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정밀 조사 착수에 들어간 바 있다. 다만 현재까지 그 원인파악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부전∼마산 복선전철의 사고 원인을 더 정확히 밝혀내고자 하는 취지로 정부조사단 규모를 2배로 확대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시공실태 종합 점검’을 실시했고, 이번 달부터는 현장 조사에 나섰다.

실태 점검을 통해 사고가 일어났던 2공구를 제외한 모든 공구는 경미한 사항으로 현지시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는 1·2공구(SK건설), 3·4공구(삼성물산), 5공구(한화건설) 등 5개 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 됐었다.

이 때문에 정작 붕괴사고가 일었던 2공구는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조만간 부실벌점과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였는데, 국토부는 확인서를 공개하지 않은 채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K건설 측은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우선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은 SK건설의 직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K건설 측 관계자는 “저희가 확인해본 결과 제보한 측은 당사 직원이 아니다”라며 “또 터널 붕괴사고 원인이 그라우팅 압력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3월부터 국토부가 현장 점검에 나선다고 하니까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구체적인 정황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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