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추천이사제 윤종원의 선택은?…금융권과 노조사이 절묘한 줄타기 될까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3 16:10:20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국책은행이지만 시중은행의 성격을 강조해 ‘반민반관’ 은행을 자처하는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여부가 주목된다. 기업은행에서 노조추천 이사가 나올 경우 금융권 첫 사례가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지난 12일 임기가 종료된 김정훈 사외이사와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이승재 이사의 후임 자리를 놓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최근 사외이사 후보군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윤종원 행장이 금융위원회에 제청할 사외이사 후보리스트에 노조추천 인사를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라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게 돼 있다. 즉, 사실상 노조추천이사제의 첫 관문은 윤 행장의 ‘추천’인 셈이다.

윤 행장은 현재까지 숙고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취임 1년 기념 간담회에서는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법률 개정이 수반돼야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기업은행 노조 등 금융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해마다 시도해왔지만 줄곧 무산됐다. 시중은행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반대에 맞닥뜨렸고, 금융공공기관의 경우엔 주무부처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한국 노동권의 강력한 투쟁 스타일을 감안하면 잦은 경영권 침해 사태가 일어날 우려도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일단 금융권에선 윤 행장이 청와대 출신 인사인 만큼, 후보 추천까지는 적극적으로 밀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윤 행장은 작년 1월 취임당시 금융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로 찍혀 취임에 반대하는 노조의 시위에 막혀 출근하지 못하다가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노사공동선언문에 합의하는 것으로 첫 출근을 이뤄냈다. 만약 윤 행장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손 놓고 있었다는 이미지를 주게 되면 노조와의 약속 이행을 저버린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입에 우호적인 모양새는 맞춰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후 발생할 후폭풍을 고려한 듯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윤 행장은 노조가 추천한 사회이사 후보를 제청해 우호적인 이미지만 주고 자동적으로 걸러질 금융위 최종 문턱을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결론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4.7보궐선거를 앞둔 만큼 노동계 표심을 달래는 차원에서 움직임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 된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 더퍼블릭.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은배 기자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다른기사보기
금융팀과 자동차방산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김은배 기자입니다. 모든 견해와 입장을 존중합니다.
  • 카카오톡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