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운용, 3600억 환매중단 축소 시도?…'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의 차녀' 책임론 솔솔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4 10:44:12
“‘펀드런’ 터질라” 업계 노심초사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키움자산운용이 영국 H2O자산운용으로부터 신규설정 및 환매연기 사실을 고지 받고도 이같은 사실을 축소하고 펀드를 그대로 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문제의 펀드 책임매니저가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의 차녀 김진이 이사인 것으로 알려지며 오너 일가에게 경력을 쌓기 위한 기회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펀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펀드 전문운용사인 H2O자산운용은 최근 프랑스 금융당국(AMF)으로부터 운용중인 역외펀드의 신규설정 및 환매연기를 통보받았다.

AMF는 H2O펀드가 비유동성 사모채권을 담고 있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자산을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펀드 신규설정 및 환매중단 조치를 취했다. AMF의 이번 환매중단 조치는 4주간(잠정)의 한시적 중단으로, 유럽 펀드제도인 UCITS에 따라 공모펀드의 비시장성 사모자산 편입을 10%이하로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키움자산운용과 브이아이자산운용이 해당 펀드를 담았다. H2O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에 AMF조치사실을 고지한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관련 사안을 인지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즉시(1일) 투자자들에게 환매중단 사실을 전달했지만키움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환매중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대로 펀드를 운용했다.

AMF가 환매를 중단한 H2O펀드는 △H2O알레그로 △H2O멀티본드 △H2O멀티스트레티지 △H2O아다지오 △H2O모데라토 △H2O멀티에쿼티 △H2O비바체 △H2O멀티딥밸류 등 8개로, 키움자산운용은 이 중 H2O알레그로, H2O멀티본드 등 두 개를 담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를 운용 중이었다. 편입비중은 각각 16.4%, 10.1%로, 국민은행·삼성증권·신한은행·기업은행·우리은행 등에서 판매했다.

키움은 어떻게 문제를 키웠나

키움자산운용 측은 관련 사안을 인지하고 H2O펀드의 비유동성 사모채권 비중은 7월 말 기준 5.5%, 6.5% 수준인데다가 전체 비유동성 사모채권 익스포저(연관비율)는 1.56%에 불과해 사모채권이 액면가 대비 충분히 할인돼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매사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H2O펀드 판매 위탁을 맡았던 프랑스 나티시스(NATIXIS)증권에 따르면 H2O멀티본드·H2O알레그로 펀드의 비유동성 사모채권 비중은 각각 25~30%, 25~35%로 추산됐다. 나티시스는 H2O자산운용의 계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AMF가 신규설정 및 환매중단 사유로 거론한 비유동성 사모펀드에 대해 키움 측이 판매사들을 안심시키는 동안 비유동성 사모채권 비중은 6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에 묶인 자금은 약 3천600억원 규모다. 

 

▲ (자료=키움자산운용 7월 운용보고서 중)


키움펀드 책임자가 그룹 회장 자녀

게다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책임 매니저가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의 차녀라는 점은 키움자산운용 측이 사태 축소를 위해 고의적으로 늑장대응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 (자료=키움자산운용 7월 운용보고서 중)

김 회장의 둘째딸인 김진이 이사는 2010년 키움증권에 입사해 주식운용팀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키움자산운용으로 옮겼다. 이후 2016년 채권운용본부 글로벌 채권팀으로 배정되며 채권부문을 맡았고 지난해 이사로 승진했다.

전체 기간을 고려해도 김 이사가 채권을 담당한 기간은 매우 짧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는 주식·채권 등 전통 투자자산이 아닌 대체투자 위주의 재간접 펀드다. 한 펀드 내에 여러 하부 펀드를 담아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식이다.

펀드런 터질라, 업계는 노심초사

지난해부터 라임·디스커버리·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이슈들이 연달아 터지며 자산운용계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만연한 가운데 사측의 고의 축소 의심까지 번지자 업계에서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각종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공모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찾았지만, 연이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다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게다가 키움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공모펀드 시장마저 덤터기를 쓸 수 있어 운용사들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뢰로 쌓아올린 공모펀드에 타격이 크다”며 “이미 투자자들 환매요청도 쏟아지고 있고, 라임부터 옵티머스까지 계속 문제가 터지는데 전문지식을 갖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다시 펀드에 발을 들이겠나. 그게 제일 큰 걱정”이라 말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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