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금 거래소 도난 사건…보안업체 출동 때 범인은 현장에, 직원은 금고에 금 넣지 않고 퇴근

석연치 않은 금 거래소 도난 사건…보안업체 출동 때 범인은 현장에, 직원은 금고에 금 넣지 않고 퇴근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3.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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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자 TV조선 보도 캡처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결과 방송이 한창이던 지난 9일 밤 11시 50분께 서울 종로에 위치한 금 거래소에서 금 4㎏과 명품시계 등 3억 5000만원 어치가 도난당하는 범행이 발생한 가운데, 금 거래소 측이 금을 보관하는 금고의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 허술하게 관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금 거래소 측은 “금고의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은 게 아니라 직원이 깜빡하고 금고 안에 금을 넣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금고에 미처 넣지 못한 금 4㎏ 상당이 도난당한 것”이라며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선 개표 방송이 한창이던 지난 9일 밤 11시 50분께 20대 남성 박모 씨는 서울 종로의 금 거래소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뒤 난간을 타고 9층 금 거래소 창문으로 들어가 금 4㎏과 명품시계 등 3억 5000만원 어치를 훔쳤다고 한다. 박 씨는 1억 9000만 원을 현금화해 수입 SUV 차량과 명품 가방 등을 구입했다고 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CCTV로 박 씨의 동선을 추적해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지하주차장에서 박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박 씨는 영화 ‘도둑들’을 본 뒤 금 거래소가 소개된 옛 TV프로그램 유튜브 영상을 보고 범행 대상을 골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범행을 저지를 당시 보안업체 직원들이 출동했으나, 박 씨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자 TV조선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 씨가 금 거래소에 침입하자 경보음이 울렸고 이어 보안요원들이 출동했는데, 박 씨는 보안요원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몸을 숨기며 기어 다녔다고 한다. 보안요원은 결국 박 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갔고,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출동했지만 역시 그대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업체 측은 3번이나 출동하고도 범행 현장에 있던 박 씨를 발견하지 못한데 대해 “금 거래소 사무실 열쇠가 없어 현장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금 거래소 측이 금을 보관하는 금고의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 다소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 거래소는 보통 금괴를 금고에 보관하는데, 범행 당일에는 보관용 금고 열쇠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TV조선에 “보통은 금고에 보관하게끔 안내를 드리는데, 여기는 (금을) 그냥 캐비닛에 넣어놨더라”고 전했다.

또 범행 당시 보안업체 측은 금 거래소 측에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는데, 거래소 측에선 “내일 확인하자”는 답변만 할 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보안업체의 주장이다.

범행 당일 금고 열쇠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금 거래소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에 보관돼 있는 금만 하더라도 수백억원 가치”라며 “직원이 깜빡하고 금고 안에 금을 넣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금고에 미처 넣지 못하고 노출된 금 4㎏ 상당이 도난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금고가 허술하게 안 잠겨 있었다면 도둑이 금 4㎏만 가져가겠느냐”고 부연했다.

금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보안업체 주장과 관련해서는 “보안업체의 주장만 들어서는 안 되고, 피해자인 당사(금 거래소)와 보안업체가 서로 협의해야할 사안”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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