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대북정책 구멍’이 자초한 ‘경계태세 구멍’

박진호 전 국회 국방위원장 보좌관 / 기사승인 : 2021-02-19 17:57:45
▲ 박진호 전 국회 국방위원장 보좌관

[더퍼블릭 = 박진호 전 국회 국방위원장 보좌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북 군사 대비 태세의 빗장이 풀렸다는 국민적 우려가 점점 더 만연해지고 있다.

특히 육군 22사단이 직면하고 있는 열악한 작전임무 수행 환경과는 별개로 명백한 경계 작전 실패이다.

탈북 청년이 지난해 강화도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고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북한 주민이 철책을 넘어 월남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우리 군은 전방 지역 경계 태세 강화를 위해서 경계 지역 점검 및 보완 작업을 실시하였음에도 이번 사건이 배수로를 통해 발생했다는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 제66조에 명시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러한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데 있어,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 노력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전략적 노력을 모색하고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대북 군사적 억제력 약화’라는 북한 대남 전략의 핵심은 한국전쟁 이후 단 한 번도 변화된 적이 없다.

달리 말하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철학과 기조에 따라 대북 전략이 차별화 될 수는 있지만, 대북 군사 대비 태세는 대북 정책 및 전략의 변화에 따라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월 19일 남북군사합의를 계기로 남북간 군사적 대치 상황이 새로운 분수령을 맞이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남북간 합의사항에 관한 다양한 해석과 판단이 존재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대북 군사 대비 태세의 빗장을 너무 일찌감치 느슨하게 풀었다.

2019년 6월 우리 삼척항에 북한 목선이 우리 군과 해경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입항한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사건 발생시, 국방부는 목선 입항이 경계 작전 실패가 아니라고 최초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적 역풍을 우려해 불과 몇 일만에 기존 입장을 바꿔 경계 작전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실시했다.

현재의 남북간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이번 경계 작전 실패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북한의 대남 경계 태세에 구멍이 난 것이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포함해 우리 전방지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훈련을 실시하는 동안 북한군은 대남 경계 태세 임무를 강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2019년 남북군사합의로 우리 전방지역에서 군사 훈련이 중단되었고 북한군의 대남 경계 태세가 느슨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영병과 민간인들의 월남 시도가 증가하는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 군은 북한 지역에서 탈영병이 크게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전방 부대 경계 태세를 강화시키기도 했다.

둘째, 우리군이 민통선 검문소 CCTV를 통해서 북한 남성을 확인하기 이전에 감시 장비로 여러 차례 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대응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작전 기강 확립으로 해결 될 문제의 성격이 아니다. 민통선 검문소 CCTV를 통해 미상 인원 1명을 식별한지 2시간이 지나서야 ‘경계태세 1급’을 발령한 것은 경계 작전 지휘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작전 기강과 지휘 체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능력 없는 지휘관에게 군사 작전 지휘권을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경계 작전 실패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선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모색해야 한다.

남북간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우리만 변화하는 것은 사건 재발을 방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퍼블릭 / 박진호 전 국회 국방위원장 보좌관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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