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회장님-전 靑 행정관의 상관관계[추적1탄]

라임자산운용 사태-회장님-전 靑 행정관의 상관관계[추적1탄]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3.20 17:5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임 사태 막은 전 靑 행정관과 전주(錢主) 회장님은 친구?

▲ 라임자산운용사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우한 코로나19가 중국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를 강타해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작금의 대한민국에선 코로나19 외에 2가지 큰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우선 국가 최고 법집행기관의 수장인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가 사기 사건에 연루된 사건이다. 윤 총장의 장모가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인데, 이 같은 의혹은 의정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그리고 경찰 등 3곳에서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이른바 ‘라임 사태’ 사건이다.

라임 사태는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라임자산운용사’가 코스닥 상장사 등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 등에 투자한 자산이 부실화된데 이어, 운용하던 펀드의 손실이 커지면서 결국 ‘펀드 환매’ 중단이 된 사건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의 손실은 반토막은 물론 전액손실까지 우려되는 펀드들이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라임이 그동안 투자한 자산 대부분이 비(非)시장성 자산으로 구성돼 있고, 부적절한 운용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라임 일부 임직원은 특정 코스닥 법인 전환사채에 투자할 경우 큰 이익 발생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라임의 부적절한 펀드 운용과 일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펀드 환매 중단이라는 사실상의 파산을 불러왔고, 피해금액만 1조 7000여억원이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임 사태는 비단 부적절한 펀드 운용과 일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금감원에서 청와대로 파견됐던 인사가 라임 사태를 막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와대 연루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고, 또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들이 잠적하면서 피해자들의 눈물만큼이나 의혹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더퍼블릭>이 라임 사태와 청와대 연루설 그리고 라임의 ‘전주(錢主-밑천을 대주는 사람)’로 지목되는 회장님에 대해 추적해봤다.

 

폰지사기와 유사한 라임의 펀드 운용
“靑에서 자문단 그것까지 다 받았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사업으로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면서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달아난 사기범 조희팔을 모티브로 한 영화 <마스터>.


영화 <마스터>에서 ‘진회장’ 역할을 맡은 배우 이병헌은 화려한 언변과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회원 수만 명에게 사기를 친다.

영화에서 진회장은 ‘폰지 사기’로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챘는데, 폰지 사기는 1920년대께 북아메리카에서 활동한 이탈리아인 ‘찰스 폰지’의 사기수법으로 알려졌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배당이나 수익을 주겠다며 투자를 받아 그 돈으로 또 다른 신규투자자들을 모은 뒤 이들의 투자금으로 기존의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배당을 지급하다 마지막 순간에 모든 돈을 들고 잠적하는 것을 폰지 사기라 한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피해액만 1조 7000여억원에 달하는 라임 사태.

금융감독원의 중간검사 결과로 드러난 라임자산운용사의 펀드운용 행태를 보면 폰지 사기와 유사해 보인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금감원의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라임은 A펀드가 투자한 코스닥 법인의 전환사채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 등에 따른 손실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B펀드를 통해 신용등급과 담보가 없는 법인(M사)의 ‘사모사채’를 인수했다고 한다.

사모사채란 공개모집 형식을 취하지 않고 보험회사·은행·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인수시키는 채권을 말한다.

B펀드에 사모사채를 매각해 현금을 손에 쥔 법인(M사)은 그 자금으로 A펀드가 투자한 코스닥 법인의 부실 전환사채를 액면가에 매수했다. 이렇게 되면 A펀드의 손실을 회피되지만, 결과적으로 A펀드의 손실은 B펀드로 전가되는 셈이 된다.

라임은 또 D펀드를 다른 자산운용사의 ‘OEM펀드(증권사 의뢰로 자산운용사가 만든 펀드)’에 가입시키고→이 OEM 펀드는 라임 E펀드의 ‘비시장성 자산’을 매수하는 방법(펀드간 연계거래)으로 자금을 우회지원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라임은 유동성 위험에 대한 고려 없이 과도한 수익추구 위주의 펀드구조를 설계해 운용했다”면서 “원금 이상의 자금을 사모사채 등 투명성이 결여된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고, 특정 펀드의 손실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타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 “일부 임직원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라임 임직원 전용 펀드 등을 통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고도 했다.

라임 일부 임직원은 특정 코스닥 법인 전환사채에 투자할 경우 큰 이익 발생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우선 임직원 전용 펀드에 자금을 투자한 뒤→이 임직원 전용 펀드를 다른 자산운용사의 ‘OEM펀드(증권사 의뢰로 자산운용사가 만든 펀드)’에 가입시키고→OEM펀드는 임직원 펀드 자금으로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를 저가에 매수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투명성이 결여된 비정상적인 펀드운용과 일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및 방만한 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이라는 작금의 라임 사태를 불러왔다.

 

▲ 금융감독원.

 

폰지사기와 유사한 라임의 펀드 운용
“靑에서 자문단 그것까지 다 받았다”

“이 사람이 핵심 키고, 다 막았다”…라임을 인수하려 했던 이유

피해액만 1조 7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라임 사태에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라임 사태 피해자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가 언론에 배포한 녹취록에는 금감원에서 청와대로 파견됐던 전직 행정관이 금감원의 라임 조사를 막았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겨있다.

녹취록은 지난해 12월 19일 라임 펀드에 1조원 이상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과 피해자 간 대화내용으로, 장 전 센터장은 피해자에게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며 “그쪽 만나는 네트워크인데, 이쪽이 키”라며 “여기가 금감원에서 이쪽으로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전 센터장은 “그러니까 이 사람(김 전 행정관)이 핵심 키고, 다 막았다. 이분이 다 막았다. 그 김상조 ...할 때 가서 우리은행 그 내부문건 기사에 봤느냐? 그거 여기에 들어가는 거였다. 김상조한테. 제가 그거 입수해서 보내는 거, 보내고 한거다”라고 했다.

장 전 센터장은 또 피해자에게 라임자산운용을 15억원에 인수할 계획을 설명하면서 “여기는 다 자문단이 둘 다 들어갈 건데, 이쪽 다 자문단이 이것도 참! 청와대에서 자문단 그것까지 다 받았다. 그 들어가는 사람까지”라며 “이쪽은 어떻게 보면 이제 펀딩을 많이 해올 수 있는 쪽, 돈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쪽으로 자문단을 (하나)만들 거고, (또 다른)이쪽은 진짜 쓰레기 처리반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처리반은)감독원 출신, 검찰 출신 그리고 경찰 출신 그리고 그쪽 변호사”로 구성될 것임을 시사했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을 인수하려는 목적에 대해 “얘네(라임으로 추정)의 전환사채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대부분 주가는 거의 한 70~80% 빠졌고, 이게 이렇게 빠지다 보니까 주식으로 전환을 하면 지분율이 거의 전부 다 대주주가 된다. 50% 이상 된다”고 했다.

이는 라임이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코스닥 상장사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음에 따라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해당 상장사의 대주주가 될 목적으로 라임을 인수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과 피해자 간 녹취록.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230억원 인출→보람상조에 재매각

장영준 전 센터장은 아울러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도 거론했는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회장님’이란 인물이다.

장 전 센터장은 “(재향군인회가)자산을 매각하려고 하는데, 이 ‘회장님’이 로비를 되게 잘한다. 정말 로비할 때 어마무시하게 쓴다, 돈을. 여기를 한 거다. 로비가 된 것”이라며 “내일(12월 20일) 우선협상대상자 결과가 나온다”며 회장님이 꾸린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장님이 꾸린 컨소시엄은 올 1월초 재향군인회상조회를 320억원에 인수했고, 컨소시엄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지 두 달여 만인 3월초 웃돈 60억원을 얹어 380억원에 보람상조에 재매각 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향군인회는 당초 매각 과정에서 경영과 고용안전을 위해 3년간 되팔지 못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지만 컨소시엄이 이를 위반하고 보람상조에 매각했다고 한다.

또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보람상조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이 인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재향군인회상조회 계좌에서 현금 230억 원이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상조회가 필수적으로 일정액 이상의 현금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금 230억원이 빠져나간 계좌는 이를 관리하는 계좌였다고 한다.

녹취록에 담긴 장 전 센터장의 주장대로라면 ‘회장님’이란 인물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꾸렸고 ▶로비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었으며 ▶재매각 조항을 위반하고 인수 두 달 만에 웃돈을 얹어 보람상조에 상조회를 재매각 한 것도 모자라 ▶상조회 계좌에서 무단으로 현금까지 인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과 피해자 간 녹취록.


靑 “본적도 없다→명함 주고받은 적 있어”

장영준 전 센터장은 회장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상장사 회장님이다. 상장사 2개 갖고 있는 회장님인데, 이 분은 뭐 M&A(인수합병) 꾼도 아니고 그냥 비즈니스 감각이 되게 큰 분이다. 그 회장이라는 분이 나이는 그렇게 안 많다. 안 많은데,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한다”고.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한다’는 회장님은 금감원 조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청와대 행정관과 서울 강남의 한 텐프로 업소에서 여러 차례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회장님과 전직 행정관은 광주 출신의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회장님과 함께 하룻밤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텐프로에서 여러 차례 회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시 청와대는 “라임 사태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애써 답변을 회피했다.

전직 행정관이 금감원 조사를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초 전직 행정관이 장 전 센터장을 알지도 못하기도 하거니와 전혀 본적이 없다고 했다가, 지난해 연말 모임에서 장 전 센터장을 만나 명함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며 말을 바꾸기도 했다.

 

청와대는 “김 전 행정관에게 확인한 결과 라임 사태와 관련해 어떤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추적2탄에서 계속...>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