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은 재개됐지만...전셋값은 다시 “부르는 게 값”

전세대출은 재개됐지만...전셋값은 다시 “부르는 게 값”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0.2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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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전세대출을 가계부채 증가율에서 제외시키고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사를 앞둔 일부 실수요자들이 안도했다. 그러나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당국이 가계부채 총량규제 관리에 따라 실수요자 대출인 전세대출 규제를 번복하는 사이 실수요자 즉 세입자들은 대출이 막혀 전세계약금을 날리거나 반전세, 비싼 월세로 계약을 하는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그런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특이한 현상이 감지됐다. 통상 이사철에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 특징이었으나 최근 전세 매물은 늘어나고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건수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19일 아실 집계에 의하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272개로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량 늘고 두달 전에 비하면 20% 넘게 증가해 올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건수는 지난 8월 1만5431건에서 지난달 9623건으로 37.6% 급감하고 이어 이달 들어서는 19일까지 신고된 건수가 4302건에 그쳤다.

업계는 전세 매물이 늘고 거래 건수가 줄어든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대출이 묶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연말까지 대출 제한이 풀린 이후 거래 건수는 다시 급증하고 매물도 빠르게 소진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최근 당국의 발표 이후 중개업소에는 전세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서초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간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전세를 구하지 못하던 수요자들이 급히 집을 구하려고 중개업소를 찾거나 전화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셋값은 다시 상승하고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은 또 ‘전세대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앞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다시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세입자들이 올해 초보다 2~3억원 가량 오른 매물도 서둘러 계약하려고 한다”면서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0.21%)보다 소폭 올라 0.24% 상승했다.

더욱이 하반기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어서 전세 매물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로 2019년 하반기 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 2만2786가구에 비해 1만 가구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법과 보유세 부담 증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확대 등 전세난을 가중하는 정부의 정책들이 반복되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의 전세난은 매물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에 기인한 것으로 실제 신규 주택 공급까지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권 교수는 “전세 매물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매맷값을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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