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불러온 경제 충격에 흔들리는 중앙은행들...“역할 중요·확대 요구”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1 14:50:50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설치돼 있는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각 국의 중앙은행들이 수습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결국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게 됐으며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더 시급하다며 경제 정상화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2월, 미국 내 고용안정에 치중하며 완전고용 상태를 회복하고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해야 금리 인상을 시행할 수 있는데 향후 3년 내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당시 그는 “여전히 10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이며 완전고용 상태 회복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1월 6.8%까지 오르며 4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작년 12월 연준은 급하게 입장을 바꾸고 “(인플레이션 억제 관련)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실은 아직 강력한 노동력 참여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한동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해 고용 문제는 남아있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더 시급하기 때문에 우선 해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러한 모습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호주 중앙은행 등도 마찬가지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2020년 호주 중앙은행은 국고채 3년물 금리를 0.1%로 맞추는 수익률곡선제어(YCC)를 도입했는데 물가 급등에 금리가 1% 안팎으로 뛰자 YCC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YCC는 중앙은행이 특정 국채금리의 상한과 하한을 국채 매매를 통해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정책을 말한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와 자산가격 급등에 집중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자 작년 10월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1%까지 뛰었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1%까지 올렸는데 시장은 기준금리가 연 2.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각 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벌어진 현상에 급격하게 말을 바꾸며 정책이 혼란스러운 사이 물가는 더 흔들리고, 현상을 뒤따라가는 대응은 혼란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및 사회 전체의 충격이 물가 상승, 고용 불안정과 더불어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사회적 요구는 커지는 상황이다. 과거의 물가안정, 금융안정을 비롯해 고용안정, 자산 양극화, 기후변화 대응까지 아우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은이 가진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패트릭 호노한도 “중앙은행들이 부의 양극화, 기후변화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재정과 협력해 통화 정책도 갖고 있는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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