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삼수생’ 바디프랜드, 올해도 ‘포기’…뿔난 노조, 네 번째 도전에도 변수될까?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9 13:01:21
허위광고 뒤 셀프 논문 의혹…바디프랜드 “이게 왜 논란?”

‘상장 삼수생’ 바디프랜드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는 올해도 무산이 유력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사업다각화·해외진출 등으로 기세를 끌어올린 바디프랜드는 올해 달라진 각오로 기대감을 키웠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올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한 세 번째 도전에서도 어김없이 악재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이키’ 부당광고행위로 철퇴를 맞은 것이 주효했다. 과거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뒀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바디프랜드는 앞서 2014년과 2018년에도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상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직전 상장 과정에서는 직원 퇴직금·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대표이사 형사입건, 제품 허위·과장 광고에 따른 공정위 조사 이슈에 홍역을 앓다가 상장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결국 여러번의 상장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이라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 발등이 찍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바디프랜드가 같은 문제로 몇 년째 곤혹을 치루면서도 자정 노력 없이 외형 확대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최근에는 ‘부당한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바디프랜드 노동조합이 설립되기도 했다.

 

이르면 내년 초 ‘3전 4기’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노조 문제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향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순조로워 보이던 국내 최대 안마의자업체 바디프랜드의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최근 올해 하반기 진행 예정이었던 상장 예비심사 청구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최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의결하면서 상장 에비심사 청구를 위한 안건은 빠지면서 연내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당초 바디프랜드는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입성 기대감을 높였다.  

 

바디프랜드에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524억 원으로 분기 최대치다. 이 기간 판매·렌탈한 안마의자만 1만653대, 월별 매출은 5월 656억원, 6월 438억원씩을 기록했다. 

 

예상외의 시장 기대치로 ‘상장 삼수생’ 바디프랜드의 앞날도 활짝 피는가 싶더니,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건이 발생해 기업공개에 먹구름이 꼈다. 

 

공정위는 지난 7월 15일 바디프랜드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정명령과 2200만 원 과징금도 부과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1월 청소년용 안마의자인 ‘하이키’를 출시하면서 자사 홈페이지·신문·잡지·리플렛 등을 통해 키성장 효능과 브레인마사지를 통한 뇌 피로 회복 및 집중력·기억력 향상 효능이 있다고 거짓 광고를 했다. 

 

문제는 바디프랜드가 실제로 임상시험 등을 통해 키성장 효능을 실증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사 내부문건 등을 통해 스스로도 키성장 효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공정위가 부당광고행위에 대해 제제를 가한 시점과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연기한 시점이 맞물리면서 바디프랜드가 끝내 연내 IPO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발과 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변수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큰 감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의 투명성 항목은 상장 질적 심사기준 가운데 하나다.

자사 제품 효과 검증하는데 굳이 직간접 이해관계자 참여?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공정위 제재를 두고 회사의 ‘무리수’로 인한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임상시험 조차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을 출시하면서 키 성장과 브레인 마사지 기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허위광고’ 논란에 발목이 잡히면서 IPO 도전이 미뤄진 상황에서 최근 바디프랜드는 또 다른 광고 무리수로 구설수에 올랐다. 바디프랜드가 자사 제품 홍보에 활용한 논문의 저자가 회사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 6월 의학저널 메디신(Medicine)을 통해 안마의자의 허리 불편감이 해소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7월에도 란셋 디지털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심전도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빈혈을 진단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바디프랜드는 이 논문들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학술지에 게재됐다고 홍보하면서 자사 제품의 의학적 기능이 증명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논문의 제자들이 자사 소속 연구원이거나 협력관계에 있는 병원의 의료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메디신에 실린 허리 불편감 감소와 관련된 논문의 제1저자는 바디프랜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H병원의 관절척추센터 김모 원장이었다. 바디프랜드는 이 병원과 지난 2017년 안마의자 연구개발 등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또 해당 논문에는 바디프랜드 연구개발센터 소속 박사인 민모 씨도 참여했다.  그럼에도 이들 저자들은 해당 저널에서 “논문은 저자들과 이해관계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란셋 디지털 헬스’에 게재한 논문 또한 S병원의 권모 원장과 바디프랜드 연구개발센터 소속 박사인 조모 씨 등이 주요 연구자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본지>에 “단순히 회사와 병원이 MOU를 체결하고, 회사 소속 연구원이 참여했다고 문제가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문하면서 “SCI급 학술지에 실렸다는 것은 연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들로 저자들을 이해관계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해당 논문에 대한 회사 차원의 경제적 지원은 전혀 없었고 연구 과정상의 문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안마의자로써의 기능이 아닌 ‘의료적’ 효과를 검증·홍보하면서 제1저자로 자사 소속 연구원이나 협력병원 의료진이 참여한 점은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제3자에 의한 효과 검증에 대한 방안은 왜 고려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바디프랜드 측은 MOU를 체결한 협력병원을 이해관계자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협력관계의 목적이 연구개발 등을 위한 것을 감안하면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제3자의 입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바디프랜드의 경우 앞서 문제가 됐던 하이키 관련 논문도 유명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고 홍보했음에도 객관적인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던 만큼 이같은 논란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디프랜드 “기업 연구조직의 논문 발표는 글로벌 트렌드”

이같은 우려섞인 지적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연구조직을 두고 선행 연구를 시행하여 다양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2020년 컴퓨터 비전 분야 학술대회인 CVPR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에서 1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AI 학술논문 보유 상위 10개 기업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지멘스, 삼성, 필립스 등 미래를 선도해나갈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배치돼 있다고도 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구가 주로 대학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업 역시 직접 나서서 혁신을 만들고 제품에 직접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논문의 저자들이 이해관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냐”며 “업무협약, 연구개발 MOU를 맺었다고 해 ‘제품연구에 기여’, ‘객관적인 효능 검증에 참여’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연구비지급 없이 진행된 논문의 경우 이해관계가 없다고 논문에 기재하고, 두 기관의 공동연구자들의 이름과 소속은 논문 첫 페이지에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불거진 ‘노사갈등’ 내년 IPO 도전 변수?

올해 바디프랜드의 지나친 광고·홍보 욕심이 화로 돌아온 세 번째 IPO 도전이 무산되면서 내년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거짓광고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노사문제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이번에도 역시 순탄치 않은 길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직장내 갑질 논란과 직원 퇴직금·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대표이사 형사입건 등으로 상장이 무산됐던 바디프랜드는 최근까지 노사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바디프랜드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 4일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열고 우준희 지회장을 선출했다.  

 

바디프랜드지회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의 실적에 비해 종사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채 3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근무환경과 처우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직원현황이 공개된 시점부터 분기 및 반기 보고서 기준 근속연수는 ▲2019년 말 2.6년 ▲2020년 1분기 2.7년 ▲2020년 2분기 2.74년이다. 평균근속연수는 2.68년이다. 

 

통상 근속연수는 해당 사업장의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다. 평균근속연수가 3년 미만이라는 것은 바디프랜드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보여준다고 해석될 수 있다. 

 

바디프랜드지회는 회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사내 갑질, 허위광고 이슈 등을 지적하며 “수많은 직원들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입사하지만 회사의 부조리한 현실과 마주한 후 상실감을 안고 떠나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제공=바디프랜드]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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