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욕과 폭언이 만연했던 쿠쿠홈시스…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

쌍욕과 폭언이 만연했던 쿠쿠홈시스…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2.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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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생활가전 제조 및 렌탈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쿠쿠홈시스에서 40대 과장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이와 관련, 쿠쿠홈시스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자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 쿠쿠홈시스 직원 숙소에서 기술연구소 상품개발팀 소속 40대 과장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

현직 쿠쿠홈시스 직원은 MBC에 “(상품개발팀 팀장이)좀 더 지독하게 굴어가지고 이 사람이 스스로 회사 나가게끔 만들겠다. 그런 식으로 많이 괴롭혔고, 그 이후부터는 최OO 과장님께서는 조금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시더라고요”라고 밝혔다.

괴롭힘 피해자는 최모 과장뿐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상품개발팀 소속이었던 한 퇴직자가 MBC에 제보한 2018년 11월 9일자 녹음 파일에는 “정규시간 지나서 나가라니까 다들 난리를 쳤다며. 그러면 그렇게 가. 18시 30분에 퇴근을 해. <저는 그걸 가지고 불만을 제기한 적은 없습니다.> XX 또 열 받게 하네. 0상무하고 3자 대면해볼까?”라는 상품개발팀장의 폭언이 담겼다.

팀장은 또 해당 제보자에게 “뭔 소리를 떠드는 거야. 당신, 차장이나 달면서 이 업무를 이렇게 해놓고 마음 편하게 집에 가려고 그 얘기 하는 거야, 왜? 난 마음이 안 편해서 주말에 나와. 일을, 나와서 일을 해”, “<말씀이 너무 지나치시네요.> 뭐래. 야, 그러면 일주일 동안 하란 대로 해. 업무를 해. 어디서 개소리야. 사람이 인간적으로 대하면 인간적으로 대해야 될 거 아냐”, “애가 아프대. 집사람도 아프대. 그렇다고 회사한테 징징대? 그럼 XX, 집에 가서 애새끼 봐. 누가 계속 다니래? 강요한 사람 아무도 없어” 등의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해당 제보자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그런데 상품개발팀장 한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퇴직자는 다른 팀들도 비슷했다며 “사실은 이게 상품개발팀에서 사건이 터지기는 했지만 쿠쿠 내부의 모든 팀들에서 있는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제가 있었던 팀은 진짜 쌍욕을 막 하면서 소리 지르기도 하고, 막 ‘이 새끼’ 그냥 심한 말로 ‘XX새끼, X새끼 너 찾아가서 죽인다’” 등의 폭언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은 직장동료들이 많다고 전했다.

직원 10명 정도 규모인 쿠쿠홈시스 상품개발팀 한곳에서만 지난 2년 사이 10명 넘는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뒀다는 게 MBC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쿠쿠홈시스 측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쿠홈시스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 자체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조사 중에 있다. 고인과는 별개로 이전부터 그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조사하고 있다”면서 “고인(최모 과장)의 발인이 지난 7일이었는데, 발인 직후 조사에 착수했고 현재도 진행 중”고 설명했다.

상품개발팀장에 대해선 “지난 7일 바로 직무정지 된 상태”라며 “(진상위)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사실일 경우 추가 징계나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본사 내부 인력으로만 구성된 게 아니라 노무사 등 외부기관에 의뢰를 해서 진상위를 구성해 함께 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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