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정보공유 협조에 고심하는 삼성·SK…TSMC는 ‘거부’

美 반도체 정보공유 협조에 고심하는 삼성·SK…TSMC는 ‘거부’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10.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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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도체 재고 현황 등 기업 내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8일까지 기한을 준 미국의 기업 내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이 없다”고 했으며, SK하이닉스는 “검토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들이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기업 내부 자료 제출 요구 때문이다.

기업 내부 자료를 제출할 경우 고객의 정보를 포함한 민감함 ‘영업 기밀’이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거래하거나 거래를 준비 중인 업체와의 거래 가격과 제품 물량 등 민감한 사안들인데, 노출될 경우 영업전략과 고객사와의 신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안정화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 등 기업의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고심하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가 미국 정부의 내부 자료 제출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현지 언론인 타이베이타임스는 지난 1일 “쿵민신 대만 NDC(대만 국가발전협의회) 장관이 타이베이 의원들에게 TSMC가 미국 상무부에게 고객 관련 기밀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쿵민신 장관은 TSMC 이사회의 이사다.

업계에서는 TSMC가 거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결국 TSMC도 기업명을 배제하는 등 적당한 선에서 정보를 넘겨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내달 8일 전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반도체를 전략물자화 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자국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정면으로 거부하기는 힘들 거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도 다방면으로 미국과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필요하면 미 정부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자료제출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간 최종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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