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의 불안한 상장…직장 내 갑질·차이나 리스크 등 온갖 구설에 흥행 차질 우려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의 불안한 상장…직장 내 갑질·차이나 리스크 등 온갖 구설에 흥행 차질 우려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7.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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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원게임•차이나 리스크’에 코스피 상장 영향 미치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이 ‘직장 내 괴롭힘’과 ‘공짜야근’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을 지우기 위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평소 자문 업무를 맡겼던 노무법인에 단독 의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명하게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최근 직원들을 위해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포괄임금제를 고수하면서 ‘공짜야근’ 논란까지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의 매출과 관련된 각종 리스크까지 제기되면서 공모주 청약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본지>는 코스피 상장을 눈앞에 둔 크래프톤의 각종 논란과 리스크에 대해서 짚어봤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기업윤리 후퇴하는 크래프톤, ‘야근 강요·휴가 금지’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일부 직원들은 상사인 A유닛장과 B팀장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며 사내 인사팀에 고발하는 동시에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조직 개편으로 A 유닛장과 B 팀장이 상관으로 부임하면서 지속적인 고통을 겪었으며, 우울증 약을 복용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건강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A 유닛장은 팀장 회의에서 “앞으로 업무가 늘어날 것이니 더 쥐어짜야 한다”며 야근을 요구하면서도 회사 제도로 보장된 보상 반일 휴가는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아울러 한 직원은 이명이 발병해 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관련 업무를 줄여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으나, B 팀장은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장·휴일 근무와 관련해 반발이 일자 B 팀장은 팀 회의에서 “A 유닛장은 누구 한 명을 찍으면 끝까지 괴롭힌다”며 “이전에 사례가 있었는데 정말 무서웠다. 저는 우리 팀에서 그런 사람이 나오는 것을 정말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B 팀장이 연봉 협상 기간 중 A 유닛장에게 잘 보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B 팀장은 “A 유닛장이 자기보다 연봉이 높은 소속 직원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난 상태지만 우리는 그 중에 없어 다행”이라며 “내가 마음만 먹으면 (A 유닛장에게)보고하고 당신을 일하는 동안 숨막히게 만들 수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A 유닛장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을 이유로 한 직원에게 1평짜리 전화부스로 출근해 그곳에서 업무와 식사를 모두 해결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크래프톤 측은 “신고 접수 후 즉각 조사 진행과 구성원 보호 조치를 취했으며, 조사 중인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유급휴가로 공간적으로도 분리했다”면서 “공정성 및 공평성 확보를 위해 외부 노무사를 고용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하기에,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직장 내 괴롭힘’ 파문 크래프톤, ‘자문 법인’에 조사 의뢰?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체 조사를 벌이겠다는 크래프톤은 평소 자문 업무를 맡겼던 노무법인에 단독으로 관련 조사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11일자 ‘MBC’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노무법인 한 곳을 선임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해 수일 내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자체적인 조사를 벌인 것이다.

문제는 해당 노무법인이 크래프톤을 ‘주 고객’으로 명시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즉, 용역 수당을 받았던 자문 회사가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실을 규명할 수 있겠냐는 것.

이와 관련해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외부 기관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자문 노무법인 한 곳에 맡기는 건 황당한 일”이라며 “공정성을 위해 외부 기관을 선임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 북 치고 장구 치는 식의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MBC는 전했다.

크래프톤의 이 같은 대처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사내 게시판에 “신고자들이 마음 편히 결과를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다”며 “뻔한 결말이 예상돼 걱정된다”고 했다.

또한 크래프톤은 신고 접수 후 구성원 보호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자들은 분리 조치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게임 업계서 퇴출된 ‘포괄임금제’…크래프톤, 주52시간 근로기준법도 불만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단행했는데, 뒤편으로는 포괄임금제를 고집하며 ‘공짜노동’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계약 체결 시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해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는 만큼 임금을 더 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로서는 회사가 공짜야근을 마음대로 시킬 수 있도록 악용하는 제도로 인식돼왔다.

과거 긴 근무시간으로 노동자를 혹사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게임 업계에서는 노사 합의를 통해 포괄임금제를 퇴출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크래프톤은 이 같은 업계 상황에도 포괄임금제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크래프톤 창업자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주52시간 근로기준법에 대해 수 차례 공개적인 자리에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의 포괄임금제 고수는 창업자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의 뜻이 아니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크래프톤의 최고경영자(CEO) 김창한 대표는 올해 연봉인상안을 발표하면서 포괄임금제를 유지할 것이란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그는 당시 “크래프톤 같은 게임회사는 컨베이어벨트로 돌아가는 공장이 아니다. 게임업은 주어진 시간대로 일하는 게 아니어서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서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2019년 연장근로 제한 및 보상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두 차례 시정지시를 받은 바 있다. 연장근로 제한 및 보상 관련 위반사항이 적발됐기 때문이었다.

크래프톤은 대신 파격적인 임금 인상으로 대체하려 한다. 크래프톤은 올해 개발직군의 연봉을 2000만원, 비(非) 개발직군 연봉을 1500만원 인상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포괄임금제를 통한 야근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지자, 임금 인상도 결국 공짜 야근을 시키기 위한 핑곗거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크래프톤 증권신고서)

 

크래프톤, ‘원게임·차이나 리스크’에 코스피 상장 영향 미치나

한편에서는 크래프톤 둘러싼 잡음에 더해 각종 리스크가 코스피 상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으로 인해,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7월 14일~7월 27일까지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8월 2일 청약공고를 통해 2~3일에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의 코스피 입성이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원하는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인데, 세간에 알려진 크래프톤의 직장 내 갑질과 포괄임금제를 고수하는 오너의 경영방침을 제외하더라도 두 가지 리스크가 더 있어 성공적인 상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먼저 크래프톤을 지금의 자리까지 성장하도록 효자 노릇을 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유지, 신작 등을 통한 추가 성장 잠재력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올 1분기 영업수익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즉, 크래프톤의 실적에는 ‘원게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

다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일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은 구글 마켓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 현지 구글 매출 2위를 기록하며 IP영향력 행사를 다시 한 번 재현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어 장기간 흥행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크래프톤 증권신고서)

여기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중국 텐센트의 인기 게임 ‘화평정영’의 연관성으로 ‘차이나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중국 대형 게임업체 텐센트가 출시한 ‘화평정영’은 전혀 다른 게임이며 크래프톤의 성과나 수익성에도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퍼블리셔인 A사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68.1%, 올해 1분기 71.8%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A사는 텐센트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비중에서도 아시아 시장이 약 84%를 차지했다. 게임업계는 크래프톤 최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가 중국이라 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중국 리스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로 한한령(한류 제한령)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 2017년 3월 이후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한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크래프톤이 자사 게임을 중국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리뉴얼 한 화평정영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크래프톤은 상장을 앞두고 ‘게임 대장주’라는 호평을 받았으나 온갖 구설수와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크래프톤 증권신고서)


당초 공모가 45만8000원에서 55만7000원 사이에 공모주식수 1006만230주를 기재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해 공모 희망가를 40만원에서 49만8000원 사이로 10% 이상 낮췄고, 공모주식수도 865만4230주로 줄이게 됐다.

최근 가상화폐와 부동산 등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주식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어,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의 성장성과 위험성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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