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철강 사들인 조선업계…철강업계 ‘배신감’ 느껴

일본산 철강 사들인 조선업계…철강업계 ‘배신감’ 느껴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0.07.14 16:0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무산되자 일본 주요 철강사들이 국내 조선사를 대상으로 덤핑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인상과 일본산 덤핑가지 ‘상중고’를 겪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556억원으로, 작년 동기 1조686억원 대비 85.4% 급감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분기 적자를 낼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분기에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면 포스코는 20년 만에 첫 적자이며, 현대제철도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3분기에도 국내 철강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산 덤핑 악재까지 겹치면서 부정적인 상황이다.

앞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철강사들은 올 3분기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최근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유통시장에 판매하는 유통향 후판과 철근 가격을 1만~2만원 가량 인상했다.

그러자 대형 조선사들이 저가의 일본산 덤핑 제품 수입 비중을 늘리면서 철강사와 조선사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국내 수입 되는 일본산 형강가격은 t당 65만~70만원 수준으로 한국산 대비 5만~6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국내 대형 조선사의 일본산 형강 매입이 급격하게 늘어, A조선사의 경우 일본산 형강 매입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A철강업체는 최근 일본산 제품 가격에 단가를 맞춰달라는 조선사의 수주요청을 받고 3분기 수주를 포기했다.

B업체도 과거 조선업의 생존이 위협받던 시기 철강업계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사례를 들면서 서운함을 표했다.

이처럼 일본산 제품 덤핑 사태에 대한 국내 철강사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한국철강협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쪽에서 60만원 중반의 가격을 제안하면서 수차례 협상을 했으나 제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포기했다”며 “일본이 도쿄올림픽 무산으로 남아도는 철강 제품을 국내 조선사들이 수입해 일본산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은 국내 철강사들의 불황을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daum.net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