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한 택배대리점 점주 “업무방해·무책임 집배 등 노조 괴롭힘에 하루하루가 지옥”

극단 선택한 택배대리점 점주 “업무방해·무책임 집배 등 노조 괴롭힘에 하루하루가 지옥”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9.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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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터미널 입구를 채운 근조화환들(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CJ대한통운 대리점주 A씨는 “노조의 횡포에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죽음 이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A씨의 대리점에 마련된 빈소 옆에는 노조원들이 남기고 간 배송거부 물품들이 여전히 적재돼 있다.

지난달 30일 김포 소재 CJ대한통운 대리점주 A씨는 지난 30일 오후 유서를 남기고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1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53분께 김포시 한 아파트 화단에 40대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씨의 옷 주머니에서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김포 택배대리점주 A씨의 유(사진제공=연합뉴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그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됐음에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했다.

이어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호소했다.

A씨의 대리점에는 택배기사 18명이 소속돼 있고, 이 중 12명이 노조원이었다고 한다. 대리점은 고객들이 발송하는 택배를 모아 전국의 주요 허브 터미널로 보내고, 허브 터미널에서 내려온 택배 물품을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배달하는 업무를 한다.

김포 택배터미널 노조가 지난 5월 생긴 이후 택배를 배달해주고 받는 수수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물·휴지처럼 배송이 어렵거나 배송 난이도 대비 배송료가 저렴한 물건 배송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발송하는 택배나 소비자들의 반품 택배를 터미널로 가져오는 것도 거부했다. 하루 약 150개 수준이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대리점은 원청인 택배회사와 해당 구역에 대한 배송을 책임진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노조원들이 배송이나 수거를 거부한 택배에 대해서는 숨진 A씨의 몫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아내와 일부 비조합원 택배기사들과 함께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배달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노조는 오히려 이를 ‘영업권 침해’ ‘부당노동행위’라며 집요하게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원들은 A씨와 A씨에게 협력한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을 향해 폭언과 조롱하는 등의 비방을 끊임없이 했다고 한다.
 

▲ 전국 택배대리점 점주들이 A씨에 보낸 추모 근조화환들(사진제공=연합뉴스)

<조선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한 조합원은 “아직 소장님 자리에 있다면 할 일은 하면서 돈 빨아 드세요~”라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소장님은 지금 우리 기사님들한테 싹싹 빌면서 제발 한번만 살려달라고 해도 시원찮은 판떼기”라고 했다.

아울러 A씨에게 협력한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을 향해서도 폭언과 욕설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A씨는 지난 4월 말께 노조에 가입하고 불법 태업에 나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었으며 이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족과 함께 이들을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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