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공사 ‘제2골프장 조성’ 계획 두고 논란 확산…인천 서구 “주민 품에 돌려줘야”

SL공사 ‘제2골프장 조성’ 계획 두고 논란 확산…인천 서구 “주민 품에 돌려줘야”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2.04.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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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홍찬영 기자]수도권매립지공사(SL공사)가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골프장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관할 구청인 인천시 서구는 매립지에 골프장이 아니라 시민공원 등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SL공사의 추진 계획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그도 그럴것이, SL공사는 제1매립장 부지에 ‘드림파크CC'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골프장 이용료값을 대폭 올린다는 소식을 밝히면서, 공기업이 공공 이익의 목적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드림파크CC는 쓰레기 매립으로 환경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 저렴한 입장료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된 골프장이다. 이러한 상황에 골프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폐기물 매립이 완료된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에 36홀 규모 골프장 조성을 추진할 것을 밝혔다.

지난 2000년 10월 운영을 시작한 378m 크기 제2매립장은 2018년 10월까지 폐기물 8천만톤이 매립된 곳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매립 종료 후 5년이 지난 뒤인 2024년부터 최종 복토공사를 착수할 수 있다.

공사는 2026년까지 제2매립장에서 최종 복토 공사를 진행하면서 이곳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생태형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안은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에 8억3600만원을 편성해 추진한다.

공사는 인천시가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과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에서 제2매립장을 생태공원과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단지로 검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골프장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제2매립장에 골프장 조성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수도권매립지에서는 2개 골프장이 운영되는 셈이다.

SL공사는 지난 2013년부터 제1매립장 부지에 36홀 규모의 '드림파크CC'를 운영하고 있다.

드림파크 CC는 개장 후 9년간 입장료 1113억원, 카트 대여료 221억원 등 1402억원의 수입을 거두고 1340억원을 지출했다. 지출 금액 중 12.7%(169억원)는 주민 일자리 창출, 불우이웃 돕기, 주민체육시설 운영에 썼다.

공사는 이번 제2매립장을 생태형 무농약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4월 내 운영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다만 관할 구청인 인천시 서구는 이 방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골프장 추가 조성계획은 주민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라는 게 인천시 서구의 주장이다.

인천시 서구는 골프장이 아니라 시민공원이나 4차 산업과 연계한 ‘스마트팜’ 등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천시의 광역 소각시설을 수도권매립지에 유치하겠다는 매립지공사의 계획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인천시 서구는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 중 무엇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터무니 없는 발상”이라며 "의사결정 권한조차 없는 매립지공사의 이런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구는 "매립지공사의 행태는 지난 30여년간 수도권의 모든 쓰레기를 받아내며 심각한 환경 피해를 받아온 주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림파크CC’ 그린피 인상도 말 많은데...공익 목적 망각했나

SL공사의 골프장 추가 조성계획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최근 불거진 드림파크 CC 골프장 입장료(그린피) 인상 논란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최근 SL공사는 오는 5월2일부터 인천 드림파크 골프장(36홀)의 입장료를 평균 10만9000원에서 15만1000원으로 38.5% 인상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3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지난 한 해에 17억원에 그쳤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드림파크CC는 쓰레기 매립으로 환경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 저렴한 입장료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됐다. 일종의 보상차원인 것이다.

드림파크CC 운영 수익은 필요 경비를 제외하고 지역 주민 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 즉 인천 시민에게 입장료 할인혜택을 주는 것 자체가 주민지원사업이다.

그러나 한번에 40% 가까이 입장료를 올리면서, “공사가 공공이익의 목적을 망각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청와대와 인천시 홈페이지에는 그린피 인상이 과도하다는 국민청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청원인은 “이 골프장은 쓰레기매립지 생태적 활용에 초점을 맞춰 국민들에겐 체육시설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수익금은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두 가지 목적의 모델”이라며 “일반 시민들 주머니를 과도하게 털어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발상은 그 취지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이어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골프장을 왜 주변 사설골프장과 비교하고, 적자가 아닌데도 입장료를 큰 폭 인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인상폭이 과도한 만큼 타당하고 합당한 요금안으로 재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립지에 골프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SL공사의 행보에 시선이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추가 골프장 조성에 앞서 드림파크CC 부실 운영에 대한 반성과 공공이익을 증대시키는 대책부터 수립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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