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인 동부건설, 이면엔 안전소홀과 부실공사…“신뢰부터 성장해야”

성장세인 동부건설, 이면엔 안전소홀과 부실공사…“신뢰부터 성장해야”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1.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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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견건설사들 중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던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동부건설’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5계단 올라간 21위를 기록했다. 시평 순위는 법정관리 직후인 2017년 36위까지 밀려난 이후 다수의 수주를 성공시키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개선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에는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연말까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던 만큼, 안전소홀과 부실공사 문제도 끊이지 않았었다.

특히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에 건설사 중에서 가장 많은 현장 사망자를 낸 것으로 나타나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에 실적과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내실 문제는 간과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부건설에 대해 <더퍼블릭>은 더 자세히 파헤쳐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18% 증가한 366억358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98% 오른 375억1258만 원으로 집계됐다.


동부건설은 불과 몇 년 새 다수의 수주를 성공시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등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동부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1위까지 뛰어올랐다. 
2016년 10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2017년, 2018년, 2019년 시공능력평가 36위에 계속 머물다가 올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사옥을 이전해 강남에서 새로운 성장을 강화할 것을 천명했다. 같은 달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호재가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늘 안전 미흡이라는 그림자가 뒤따랐다. 실제 동부건설의 지난해는 성장세와 함께 안전사고·부실공사 논란에 대한 잡음으로 점철된 한해였다. 실적만을 앞세운 탓에, 나머지 부분에서는 소홀해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현장 사망자 최다 불명예

 

▲ (사진=픽사베이)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건설현장 사망사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토교통부의 3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와 발주청 등의 명단에 따르면, 동부건설 현장에서 모두 3명의 사망자가 나와 같은 시기 건설사중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보였다.

지난 9월 2일 평택 고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건설용 리프트 추락 사고로 부부 2명이 숨졌고, 앞서 지난 7월 30일 대구 메리어트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벽체 해체작업 중 벽이 무너지면서 1명이 사망했다.
 
이외에도 안전사고가 빈번했다. 지난 2~4월에는 동부건설이 시공한 주안역센트레빌 현장에선 불과 2개월도 채 되지 않는 사이에 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크게 지적됐으나, 이후 3분기에도 최다 사망자를 낸 것이다.

또 2018년 6월 경북 영주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로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제대로 된 안전장치와 관리감독자 배치로 사상자를 줄여달라”면서 게시글을 올렸고 당시 총 2만6480명이 이 주장에 동의했다.

이처럼 다수의 안전사고들로 인해 동부건설의 건설현장 안전관리 미흡 논란의 비판은 피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노동자가 숨지거나 크게 다칠 경우 원청과 사업주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이 의결된만큼, 동부건설은 건설현장 사망사고 1위라는 타이틀을 계속 달고 가다간 중대재해법에 첫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중대재해법은 산재나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면 안전조치를 미흡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부실벌점도 많아내실 겸비한 성장 필요 대두

 

또한 부실시공 논란도 일었다. 지난해 5월 동부건설이 시공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소통관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천장에서 다량의 물이 흘러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내린 비가 건물 내부로 새어든 것.

동부건설은 즉각 사태를 수습하고 보수 작업에 착수했지만, 준공 된지 불과 5달이 채 안된 건물에서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해 애초부터 부실하게 시공됐다는 의혹이 커졌다.

특히 국회소통관이 빗물이용시설을 비롯해 침투시설, 빗물정원 등 물 관리시설 도입을 강조했던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설계상 오류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동부건설의 부실시공은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2020년 상반기 기준, 총 9회의 부실 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합산벌점은 1만점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견건설사 중에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총합산벌점은 말 그대로 24개월 동안 각 사업장에서 부과받은 모든 부실사항과 관련한 벌점을 더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축물은 통상 건설사들보다는 하청과 재하청업체들이 주로 짓다보니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면서 “이에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는 탓에 부실시공이 더 빈번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성장세인 만큼 과거 전성기 수준의 본업 경쟁력 회복을 제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문제와 부실 시공과 같은 잡음이 개선되지 않은 채로 도약하게 된다면 ‘뿌리없는 가지’ ‘내실없는 성장’에 그칠 수있다는 비판이 커진다.

동부건설은 현재까지는 대형건설사의 규모는 아니지만, 시평 순위가 고공행진하며 대형사 못지않은 사회적 관심을 크게 받은 만큼, 건설현장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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