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옵티머스 ‘검찰로비’ 의혹…건대 측 “무리한 연관 짓기”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2 10:00:44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이런 검찰의 행태가 바로 국민들로 하여금 검찰개혁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측의 옵티머스펀드 120억원 투자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건국대 충주병원지부는 지난 6월 22일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지금이야 검찰의 권한이 대폭 축소됐다지만 기존 검찰은 수사개시권과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기소독점권, 영장청구권 등 강력한 권한을 가진 권력기관이었다.

검찰 집단이 지녔던 강력한 권한 중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끝낼지(종결권) 아니면 재판에 넘길지(기소권) 등을 판단하는 수사종결권 및 기소독점권과 관련, 최근 검찰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면서 이에 대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120억원…기본재산 VS 보통재산

논란의 시초는 지난해 8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는 당시 건국대 산하의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이 지난해 1월 부동산 ‘임대보증금’ 120억 원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했고, 옵티머스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건국대 부동산 자산 중 대학 근처에 있는 더클래식500이라는 주상복합 건물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건국대 측이 학교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이는 사립학교법(사학법) 위반 및 공금 횡령‧배임에 해당된다는 게 노조의 당시 주장이었다.

노조는 9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유모 현 건국대 이사장 및 최종문 당시 더클래식500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교육부도 건국대의 사학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간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11월 23일 유 이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노조와 교육부로부터 고발장을 접수받은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했고, 수사는 서울동부지검이 맡았다.

서울동부지검은 수사 착수 6개월여 만인 지난 5월 27일 유 이사장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동부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유는 더클래식500이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보통재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교법인의 재산은 크게 ‘기본재산’과 기본재산 이외의 ‘보통재산’으로 구분된다. 기본재산은 그 사용목적에 따라 교육용 기본재산과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나뉘며, 보통재산도 법인용 재산과 학교용 재산으로 구분된다.

노조와 교육부는 건국대가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120억원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봤다.

사학법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토록 규정하고 있고, 기본재산을 매도‧증여‧교환‧용도변경 및 담보에 제공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 교육청의 허가(일부 경미한 사항은 신고)를 받아 처분토록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보통재산은 이사회의 심의·의결 및 교육부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정리하자면 노조와 교육부는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보고 사모펀드에 투자하기 전 이사회 심의‧의결 및 교육부 허가 등의 절차를 거쳤어야 했는데, 유 이사장 등이 해당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사학법 위반 및 횡령‧배임이라 주장한 반면, 검찰은 임대보증금을 보통재산으로 판단해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는 것.

 

▲ 지난 19일자 YTN보도 캡처화면.

 

검찰, ‘사학법 시행령 제5조’를 근거로 보통재산 판단

검찰은 ‘사학법 시행령 제5조’를 근거로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이 아닌 보통재산으로 판단했다.


사학법 시행령 제5조(재산의 구분) 제1항은 ▶부동산 ▶정관에 의해 기본재산으로 되는 재산 ▶이사회 결의에 의해 기본재산에 편입되는 재산 ▶학교법인에 속하는 회계의 매년도 세계잉여금중 적립금 등을 기본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어 제2항에는 ‘학교법인 자산 중 제1항 이외의 재산은 보통재산으로 한다’고 명시돼있다.

즉, 임대보증금이 제1항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기본재산이 아닌 보통재산이라는 것.

그러나 교육부 지침인 ‘사립대학(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에는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측은 교육부의 ‘내부지침’일 뿐 사학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건국대는 지난 19일 검찰의 무혐의 처분 요지를 근거로 한 설명자료를 통해 “교육부의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는 교육부 내부지침으로 법령에 위임규정이 없는 이상 이를 근거로 임대보증금의 투자가 관할청의 허가를 요하는 사항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임대보증금을 재원으로 투자하는 것은 지침 위반일 수는 있으나 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무혐의 처분 요지는 교육부 내부지침에 불과한 것을 근거로 임대보증금을 사립대학 기본재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 덧붙였다. 

 

▲ 건국대 법인 홈페이지.

 

검찰 판단, 법리적으로 합당했나?…2017년 감사원의 판단은?

다만, 사학법 시행령 제5조를 근거로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이 아닌 보통재산이라는 검찰의 판단이 법리적으로 합당했는지 여부는 따져 볼 문제라는 게 노조 및 교육부의 지적이다. 


노조는 서울고등검찰청에 다시 수사해 달라며 항고장을 제출했고, 교육부 또한 검찰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의 판단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항고장 및 의견서를 제출한 것인데, 과거 감사원도 임대보증금이 보통재산이란 검찰 판단과 다른 취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물론 과거 감사원 판단에 대해 건국대 측은 지난 21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반론을 제기하는 반론자료에서 “감사원은 2017년 처분서에서 임대보증금이 수익용 기본재산이라는 등식을 세운 바가 없다”며 “(감사원의)해당 지적사항은 임대보증금을 수익사업체의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 주장했다.

건국대 주장대로 당시 감사원은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이라는 등식을 세운 바가 없을까.

감사원은 지난 2016년 말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했는데,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2017년 3월 공개)에서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수익용 기본재산을 임대하고 받은 임대보증금은 반드시 금융기관에 예치한 후 임차인의 임대보증금 상환에 전액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 같은 지침을 내린 이유에 대해, 감사원은 “수익용 기본재산인 건물을 임대해 취득한 임대보증금은 ‘건물의 일부가 금전의 형태로 변경’된 것으로, (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고)이를 사용하는 것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부동산 임대를 통해 얻은 임대보증금은 수익용 기본재산이 금전 형태로 변경된 것이고, 이를 사용하는 것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교육부가 임대보증금은 금융기관에 예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

감사원은 그러면서 “교육부 허가 및 신고하지 않은 채 수익용 기본재산을 임대해 받은 임대보증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고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학교법인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정리하자면, 검찰은 사학법 시행령 제5조 1항에 임대보증금이 규정돼 있지 않음에 따라 임대보증금을 보통재산으로 판단한 반면, 교육부와 감사원은 임대보증금 자체가 수익용 기본재산인 부동산 일부가 금전 형태로 변경됐기 때문에 수익용 기본재산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학법 제16조(이사회의 기능) 1항은 ‘학교법인의 예산‧결산‧차입금 및 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의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가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법인 재산인 ‘임대보증금 관리’ 행위는 이사회의 심의‧의결 사항이기 때문에 임대보증금을 사모펀드에 투자하기에 앞서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쳤어야 했다.

학교법인 임대보증금을 보통재산으로 보고 유 이사장 등을 무혐의 처분 내린 검찰의 판단이 법리적으로 합당한 판단이었는지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는 노조 및 교육부의 반발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 지난 6월 22일 보건의료노조는 서울고검 앞에서 건국대의 옵티머스 투자 관련 검찰의 사학법 위반 무혐의 처분을 규탄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검찰에 항고장을 전달했다.(출처-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

 

노조 ‘건대법인 이사장 검찰로비 의혹 규탄 결의대회’…K 전 이사장, 현직 검사와 두 차례 만남

검찰이 유 이사장 등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데 대한 노조 등의 반발은 비단 법리적 판단 때문만은 아니다. 유 이사장의 모친이자 전직 건국대 학교법인 이사장의 ‘검찰로비’ 의혹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는 지난 21일 충주 건국대 병원 앞에서 ‘건대법인 이사장 검찰로비 의혹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건국대 검찰로비 의혹은 지난해 K모 전 이사장과 현직 검사가 두 차례 만남을 가졌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8월 15일 건국대가 운영하는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소재 ‘스마트KU골프파빌리온 골프장’에서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와 윤석열 캠프 전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현직인 이방현 검사, K 전 건국대 이사장 등이 함께 골프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이어 K 전 이사장과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 이방현 검사 등은 같은 해 10월에도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 전 이사장이 함께 골프를 친 현직 검사를 상대로 로비를 했고, 해당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의 무혐의 처분에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K 전 이사장과 두 차례 모임을 가졌던 현직 검사는 건국대 사건을 수사 지휘한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와 같은 학교 출신이자 사법연수원 동기, 과거 법무부에서 일한 근무 경험 등이 겹친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건국대 측은 지난 19일자 설명자료에서 “전임 이사장, 수산업자 등이 처음으로 사적인 모임을 가진 시기는 8월로 옵티머스 투자 사건이 고발되기 전이며, 10월의 또 다른 모임도 검찰이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2020년 12월 14일)하기 이전 일로, 그 자리에서 옵티머스 건이 논의 됐다는 추측성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는 고발 전에 골프회동을 가졌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검찰로비 의혹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가 유 이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시점은 지난해 9월 29일이었고, 교육부가 건국대의 사학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한 시점은 9월 8일~10일이었다.

광복절 골프장 회동의 경우 건국대 주장대로 옵티머스 건이 논의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나, 10월 모임에서도 논의되지 않았을 것으로 단정 짓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건국대는 동부지검에 사건이 이첩돼 수사에 착수한 시점이 10월 모임 이후인 12월이기 때문에 10월 모임에서도 옵티머스 건이 논의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건국대가 동부지검 관할구역인 광진구에 위치했기 때문에 노조가 중앙지검에 유 이사장 등을 고발했더라도 사건이 동부지검으로 이첩될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할 바는 아니었다.

 

▲ 건대법인 이사장 검찰로비 의혹 규탄 결의대회(출처-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

 

전 이사장과 박영수 전 특검의 만남

검찰로비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 건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K 전 이사장이 지난 5월초 함께 식사를 했다는 <매일신문> 보도였다.


지난 19일자 <매일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 이사장 등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5월 초, 박영수 전 특검은 K 전 이사장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박영수 전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에게 포르쉐를 제공받은 의혹이 불거져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다.

K 전 이사장의 주도로 이뤄진 성북동 식사자리에는 박영수 전 특검 외에도 정대철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국민의힘 용인시병 당협위원장인 이상일 전 의원, 건국대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김장렬 중앙약품판매 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목에서 건국대를 둘러싼 인물관계 퍼즐을 마쳐보자.

지난해 8월과 10월 K 전 이사장과 두 차례 모임을 가졌던 이방현 검사는 국정농단 수사 당시 박영수 특검의 일원이었고, K 전 이사장과 이방현 검사의 회동을 주선한 건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검사에게 김태우를 소개한 건 박 전 특검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박 전 특검에게 김태우를 소개한 인물은 김태우의 감방 동기이자 과거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특임교수를 맡은 바 있는 송승호 씨였다.

공교롭게도 K 전 이사장과 박 전 특검 등이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5월 27일, 검찰은 새로운 내용이 아닌 그동안 건국대가 주장해온 내용들을 불기소처분 통지문에 담아 사건을 종결했다.

노조가 검찰로비 의혹을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국대 “檢, 보통재산으로 해석해 무혐의 처분…무리한 연관 짓기 당황스럽다”

K 전 이사장과 박 전 특검의 식사자리 등 검찰로비 의혹이 제기되는데 대해, 건국대 측은 ‘무리한 연관 짓기’라는 입장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K 전 이사장과 박 전 특검 등의 식사는)개인적‧사적 모임이었고, 전 이사장의 사적 모임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고 확인할 명분도 없다”고 항변했다.

또한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전방위적인 로비를 할 만한 사안인지도 의문”이라며 “검찰은 (임대보증금을)보통재산으로 해석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인데, (일각에서)무리하게 연관 짓고 있는데 대해 당황스럽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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