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암보험금 미지급 배경은 ‘셀프손해사정’?…母회사가 가이드라인 정해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9 10:39:54
삼성생명 자회사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금감원서 경영유의·개선사항 통보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삼성생명의 암 입원 보험금 문제가 이른바 ‘셀프손해사정’ 문제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이 삼성생명이 마련한 ‘암 입원 보험금 화해 가이드라인’에 맞춰 보험금 지급을 산정했다며 경영 유의를 통보한 것.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은 삼성생명이 지분 99.78%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셀프손해사정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산정을 자회사를 통해 처리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이를 통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 및 삭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이 손해사정 과정에서 요양병원 입원에 대한 보험금 부지급을 전제로 한 삼성생명의 가이드라인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에 따른 손해사정 업무의 수행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셀프손해사정 배경은 보험업법 예외조항
국회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금감원은 최근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에 요양병원 입원보험금 심사와 관련, 경영유의 4건과 개선사항 1건을 통보했다. 아울러 손해사정 조사 및 심사업무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업무처리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특히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 내 삼성생명손해사정 암입원 보험금 청구 심사건에 대한 표본점검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사례에서 삼성생명의 ‘암입원 보험금 화해 가이드라인’과 결과적으로 같은 판단이 행해졌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의 가이드라인은 요양병원 입원에 대한 보험금 부지급을 전제로 하고 있었고, 보험금 지급여부 판단을 위한 기준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공정한 손해사정업무의 수행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감원은 업무 담당자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 등 손해사정 결과가 바뀌거나 손해사정업무가 불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하고, 같은 기준에 대한 내부 교육 등 절차를 마련해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은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시 손해액을 산정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이같은 업무과정이 가능한 것은 현행 보험업법의 ‘예외조항’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을 보면, 이해관계자가 손해사정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한 부분이 있는데, 예외조항에는 ‘보험회사 또는 보험사가 출자한 손해사정 법인에 소속된 손해사정사가 소속 보험회사 또는 출자한 보험회사가 맺은 보험계약에 관한 보험사고에 대해 손해사정을 하는 행위는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 돼 있다.

자회사를 통해 손해사정 업무를 진행한 삼성생명의 행위가 인정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손해사정 업무 대부분을 자회사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6곳의 업무를 맡는 11개 손해 사정업체는 모두 모회사인 모험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해마다 손해사정사의 객관적인 판단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빅3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는 손해사정 위탁수수료의 100%인 831억원을 자회사에 지급했다.

빅3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역시 전체 3480억원의 76.4%에 이르는 2660억원을 자회사에 지급했다.

대기업 계열 손해사정사의 대부분은 보험사에서 정해준 메뉴얼에 따라 손해사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해사정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업무 처리 기준인 매뉴얼이 모회사에서 제작한 만큼 한계가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 10명은 보험사들의 ‘자기손해사정’을 막고, 불가피한 경우 시행령으로 정해진 비율 안에서만 손해사정이 가능토록 하는 골자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예외조항을 없애 자회사를 통한 보험금 산정을 최소화 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삼성생명은 암보험금 미지급 문제를 두고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분쟁의 핵심은 보험약관에 기재돼 있는 ‘암의 직접치료’에 요양병원 입원비를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작년 9월 대법원은 삼성생명의 손을 들었으나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암보험금 미지급 문제를 기초서류 기재사항(보험약관) 준수 의무 위반으로 보고 ‘기관경고’ 중징계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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