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내부서 “대통령과 비서관에게 따지고 대들고 시비건 MBC 기자 교체해야”

MBC 내부서 “대통령과 비서관에게 따지고 대들고 시비건 MBC 기자 교체해야”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11.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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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언쟁을 벌인 MBC 기자(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페이스북)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MBC 기자가 출근길 문답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했다는 건가’라고 따져 물은데 이어,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고성으로 언쟁을 벌인 것과 관련, MBC 내부에서 해당 출입기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2일 MBC 제3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MBC 기자가 이성을 잃고 대통령과 비서관에게 따지고 대드는 듯한 공격적인 모습이 전 국민에게 방송됐다”며 “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대통령의 등에 대고 ‘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외치는 건 질문이 아니라 시비걸기란 인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제3노조는 “회견이 끝났으니 그만하라는 비서관에게 ‘군사정권이냐’고 폭언을 퍼부으며 소란을 부린 건 화풀이였다”며 “방송사 카메라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 앞에서 대놓고 소란을 벌인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MBC가 출입기자 교체와 함께 사규에 따라 해당 기자에 대한 징계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제3노조의 성명 전문이다.

[MBC노조 성명] 출입기자 교체가 시청자에 대한 도리다.


지난주 성명에서 우려했던 대로 상황이 악화됐다. 대통령실 담당 이기주 기자가 벌인 소동으로 결국 대통령 출근길 약식회견이 중단됐다. 일부 논란도 있었지만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해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던 제도가 멈춰 선 것이다. 출입기자들은 직접 취재 기회를 빼앗겼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권리도 위축됐다. 이 기자 개인에 대한 위협 글이 올라와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에 나서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이 시점에서 MBC는 더 늦기 전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당장 이 기자의 출입처 변경을 요구한다.

우선 MBC 출입기자로서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품위를 손상했다. 시중에는 “슬리퍼를 끌고 대통령 회견에 나선 예의 없는 기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슬리퍼는 부주의일 수 있다. 이보다도 이성을 잃고 대통령과 비서관에게 따지고 대드는 듯한 공격적인 모습이 전 국민에게 방송됐다는 것이 더 문제다.

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대통령의 등에 대고 “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외치는 건 질문이 아니라 시비걸기란 인상이었다. 회견이 끝났으니 그만하라는 비서관에게 “군사정권이냐”고 폭언을 퍼부으며 소란을 부린 건 화풀이였다. 방송사 카메라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 앞에서 대놓고 소란을 벌인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기자가 출입처와 취재원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큰 결격사유가 된다. 앞으로 이기주 기자는 대통령실에서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취재를 못 하는 기자를 출입처에 두는 건 관리자의 직무유기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청자들은 그의 리포트에 사적인 감정이 들어갔을 것으로 예단할 것이다. 그의 대통령실 관련 보도는 객관성과 신뢰를 잃었다.

셋째, 이번 소동은 앞서 지적했듯이 전체 언론의 취재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는 그동안 모든 언론이 그 필요성을 들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사안이었다. MBC는 책임을 인정하며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 협조해야 한다.

끝으로 출입기자는 각 언론사를 대표해 그 기관을 드나들면 취재하고 보도하는 존재다. 현재 MBC는 여러모로 정부 여당 특히 대통령실과 갈등 관계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MBC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가려 할 경우 MBC와 대통령실의 대결구도를 공식화한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란 점을 회사는 명심해야한다.

아울러 회사는 출입기자 교체와 함께 사규에 따라 이 기자에 대한 징계절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래 사규 참조)

2022.11.22.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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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 보도 프로그램 제작 준칙
2) 취재원 응대 및 보호
나) 제작진은 취재원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대해야 하며, 취재원이 취재행위를 협박이나 강요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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