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만 부실시공”...민간아파트 ‘무량판’ 부실시공 없었다

“LH만 부실시공”...민간아파트 ‘무량판’ 부실시공 없었다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3.10.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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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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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유정 기자]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논란과 달리 민간이 시행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400여 곳에선 부실시공 단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아파트와 LH 발주 아파트 사이에서 판이한 결과가 나오면서, LH 책임론은 거세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3일부터 9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실시한 전국 민간 무량판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전수 조사 대상은 지난 2017년 이후 준공된 단지 139곳과 현재 시공 중인 단지 288개를 합쳐 총 427개 대상으로 실시했다. 준공된 아파트 가운데 보강 철근이 빠진 곳은 단 1곳도 없었고,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치를 모두 충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은 민간 아파트가 378개 단지로, 나머지 49개 단지는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 임대주택 등이었다.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53개, 지하주차장에만 적용한 단지는 265개로, 조사 결과 준공된 아파트 단지에선 전단보강근(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았다. 벽식 구조에 가까운 무량판 혼합구조(무량판 기둥+벽체)로 지어졌을 경우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민간 아파트뿐만 아닌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자체 소관 공공기관 시행 아파트까지 포함된 것으로, LH 외에 지자체 공사가 지은 공공 아파트에서도 부실시공이 없는 셈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수행하고, 지자체과 국토안전관리원이 조사에 입회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비파괴 방식으로 전단보강근 배근 상태 및 콘크리트 압축강도 등을 측정한 결과, 준공된 현장과 시공 중인 현장 모두 문제가 없었다. 이들 단지는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해 추가적인 보수·보강이 필요 없었고, 철근 누락도 없어 부실시공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비해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선 2개 현장이 추가로 확인됐다.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 11곳에서 추가로 긴급안전점검 결과, 2곳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이다. 이달 입주를 앞둔 경기 의왕초평 A3(981가구) 총 918개 기둥 중 46개에서 전단보강근이 미흡했고, 공사 중인 경기 화성비봉 A3(988가구)의 설계 과정에서 921개 기둥 중 28개에서 일부 누락됐다.

다만 아직 시공 전인 현장 1곳에서 설계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돼 착공 전 선제 보완 조치했다. 또 준공된 2개 단지의 경우 세대 내부 조사가 필요했으나, 입주민 반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을 근본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세지는 LH 책임론...LH 비용절감 위해 시공 복잡한 공법 채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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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긴급안전점검결과에 따라 LH가 시행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체 102개 단지 가운데 부실시공이 확인된 현장은 22곳으로 늘어났다. 민간 아파트와 LH 발주 아파트 사이에서 판이한 결과가 나오면서, LH 책임론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불거진 무량판 공법 논란은 LH만의 관리·감독 부실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이란 지적이다. 민간 현장은 지자체가 감리사를 선정하는 대신 LH는 시행 하업의 감리를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LH식 무량판은 대부분 현장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재래식 공법”이라며 “설계 검토와 감리 등을 철저하게 해야 했지만 LH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민간 건설사의 경우 무량판 공법을 선택하면서도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같은 힘을 잘 지지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철근 배근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사전에 진행하는 것을 강조하며 “무량판 구조를 택한 민간 아파트는 공장에서 전단 보강근이 배근 된 구조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했다”며 “SH는 기둥과 바닥판 사이에 작은 바닥판 하나를 더 써서 보완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철근 누락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LH 혁신안과 건설현장 안전 강화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아파트 단지 외에도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현재 시공 중인 무량판 구조 비(非)아파트 안전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57개 시공 현장으로, 지금까지 47개 현장의 조사를 마친 상태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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