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공천 발표 미뤄지는 서초을에 대한 우려…“낙하산 공천? 홍익표에 서초 내줄 수도”

[심층분석]공천 발표 미뤄지는 서초을에 대한 우려…“낙하산 공천? 홍익표에 서초 내줄 수도”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02.22 13:48
  • 수정 2024.02.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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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네이버 프로필)
(좌측부터)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네이버 프로필)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략공천과 단수공천, 경선 지역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내 보수의 심장으로 지목되는 선거구 중 한 곳인 서울 서초을 공천 발표가 미뤄지면서 ‘우선추천(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동혁 당 사무총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초을 후보 재배치를 논의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서초을 공천 신청자는)영입인재 1분, 현역 의원 2분이 계신데, 저희들이 (공천)기준에 따라서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며 “특히 거기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출마하기 때문에 그곳을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어려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서초을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역 박성중 의원과 지성호 의원(비례대표), 영입인재인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외에 다른 인사를 전략공천(우선추천)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다만, 일부 서초을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이 인위적으로 현역 의원인 박성중 의원을 배제하고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 홍익표 원내대표를 단수공천 한 민주당에 서초을을 내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역 박성중 VS 청년 지성호 VS 신인 신동욱 공천경쟁

서울 서초을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다. 서초구에서 부구청장과 구청장, 재선을 지내는 등 지역 유권자들과의 유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때문에 진보좌파 진영이 180석을 확보했을 만큼 민주당 바람이 거셌던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박성중 의원은 박경미 당시 민주당 후보를 8.65%포인트 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현역인 박성중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건 지성호 의원(비례대표)과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다. 지성호 의원은 어린 시절 북한에서 ‘꽃제비(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북한의 어린아이들)’ 생활을 하다 2006년 4월 탈북한 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신동욱 전 앵커는 SBS와 TV조선에서 장기간 메인뉴스 앵커로 활동해오다 총선을 앞두고 TV조선에서 사퇴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TV조선 기자협회는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언론 윤리를 저버렸다.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TV조선 윤리강령에 ‘시사보도프로그램 진행자의 출마를 직무가 끝난 뒤 3년 간 금지하고 있다’는 규정을 들어 “스스로 강조했던 언론인의 사명과 책무, 스스로 약속한 윤리강령 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유권자와 국민들에게 어떤 약속을 할 수 있는가”고 직격했다.

서초구의 경우 2권역(경선방식)으로 묶여 당원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지는데, 지성호 의원 경우 청년(3자 대결‧비신인)에 해당돼 경선득표율에 5%의 가산점이 추가되고, 신동욱 전 앵커는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4%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서초을 유권자들의 우려 “연고 없는 특정 인사 전략공천하면 서초을은 100% 위험”

현역인 박성중 의원과 비례대표 지성호 의원, 영입인재인 신동욱 전 앵커가 도전장을 낸 서초을 공천 발표가 미뤄지면서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총선에서도 서초구에 전략공천이 이뤄진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인위적으로 특정 인사를 내리꽂는 전략공천을 자행하지 않겠냐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이러한 전략공천 관측에 일부 서초을 유권자들은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초을 주민인 성모 씨는 <본지>에 “아시다시피 상당수의 서초구민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데, 아무리 지지 정당이라고 해도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고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서초구민들을 물로 보는 거다”라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을 전략공천 한다면 그건 그동안 국민의힘을 찍었던 서초구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반발했다.

성 씨는 “윤석열 대통령도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지 않았나. 대통령께서 강조한대로 공정하게, 상식적으로 경선을 치러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낙하산 공천 인사라도 밀어줄 순 있으나, 영입인재라고 해서 낙하산 공천이 자행된다면 아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 상당수는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니까,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역구에 행사가 있으면 열심히 얼굴 도장 찍으러 부지런히 돌아 다닌다”며 “서초구가 보수세가 세니까 여기가 만만해서 공천 신청을 한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낙하산 공천하면 서초을은 100%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 최모 씨도 “천둥에 개 뛰어들 듯 서초와 인연도 없는 사람이 전략공천으로 온다면 홍익표(원내대표)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이야기들 한다”며 “왜냐면 방배동이나 양재동 같은 곳은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에서 박성중 의원(53.66%)은 민주당 박경미 후보(45.01%)에 8.65%포인트 차로 승리했는데, 박경미 후보는 방배2동(49.86%)과 양재1동(49.14%), 양재2동(57.57%) 등에서 본인의 최종 득표율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특히 방배2동과 양재2동에서는 박경미 후보가 박성중 의원을 앞서기도 했다.

최 씨는 “양재동과 방배동 쪽에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서초을도 점점 민주당 지지세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박성중 의원이 서초구청장을 지내고 재선을 하는 등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홍익표 원내대표를 잡을 수 있는 거지, 서초에 연고도 없는 사람이 전략공천 받아서 온다? 아마 지지자들은 투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박성중 의원이 그간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한 사실을 주민 대부분이 알고 있기 때문에 박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성 박모 씨는 “주민들이 볼 때는 국회의원이 주민들 민원을 얼마만큼 열심히 해결해 주는 지가 중요한데, 박 의원은 한 달에 두 번씩 꼭 민원 상담을 한다. 그리고는 잊지 않고 예산을 받아와서 노후화 된 학교 시설을 교체해주거나 어르신 쉼터를 개선하는 등 일꾼으로 소문이 나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박 의원이 국회의원이지만, 솔직히 옆집 아저씨 같은 스타일 아니냐. 거리낌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친근감이 있다”며 “그래서 거리낌 없이 찾아가 민원 상담을 하는데, 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게 결과로 이어지니 박 의원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우선추천 선정 세부 기준 살펴보니…당 공관위 “과거 후보자 선정 기준 불분명해 사천, 줄세우기 논란 끊이지 않아”

무엇보다 서초을 선거구를 전략공천 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월 23일 단수‧우선 추천 및 경선 후보자 선정 세부 기준을 발표 했는데, ①지난 21대 총선 및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자가 패배한 지역 ②최근 총선(재·보궐선거 포함)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③현역 의원 교체지수 결과 최하위 10% 대상자가 컷오프 된 지역 ④모든 공천 신청자가 여론조사에서 타당 후보 대비 본선 경쟁력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인 지역 ⑤당협위원장 일괄사퇴(지난 1월 18일) 전 사고당협 ⑥당 소속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 지역 ⑦공관위가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로 달리 결정 가능 등이 우선추천(전략공천) 규정이다.

①번과 ②번, ⑤번, ⑥번 등은 해당 사항이 없고, ③번(교체지수)의 경우 당무감사 결과(30%)와 공관위 주관 컷오프 조사(40%), 기여도(20%), 면접(10%) 등을 종합해서 심사한다.

앞서 인터뷰한 서초을 주민들의 주장대로라면 서초을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가 하위권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고, 좌파성향의 김어준 씨가 만든 여론조사 기관 여론조사 꽃이 지난해 10월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컷오프 조사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꽃 조사에 따르면, 박성중 의원이 40.8%, 홍익표 원내대표 32.4%로 박 의원이 8.4%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④번도 해당 사항이 없게 된다. (해당 여론조사는 서초구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2023년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실시했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4%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3%p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기여도의 경우 박 의원은 2020~2022년 서울시당위원장 재임 시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지방선거 등 세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는 성과를 냈다.

⑦번과 같이 공관위가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로 전략공천을 결정할 수도 있는데, 위에서 따져본 것처럼 박 의원과 유권자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 없다.

공관위는 지난 1월 23일 후보자 선정 세부 기준을 발표하면서 “여야를 불문하고 과거 공천 사례를 살펴보면 후보자 선정 기준이 불분명해 사천, 줄세우기 공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비근한 예로, 일부 정당은 납득할만한 원칙을 공개하지 않고 전략선거구를 일방적으로 선정 및 공모에서 배제함으로써 지역 내 예비후보자의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공관위 지적대로 현역 의원 및 지역 유권자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 없이 서초을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한다면, 사천‧줄세우기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논란은 여론 악화로 이어져 패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좌파세력이 장악한 기울어진 언론환경 정상화 할 적임자

특히 박성중 의원은 좌파세력이 장악한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정상화 할 적임자라는 게 보수성향 언론단체의 평가다.

20대 국회 후반기부터 현재까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활동하고 있는 박 의원은 그간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 등 좌파세력이 장악한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또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와 MBC 제3노동조합 등 민노총 언론노조에 대항하는 보수성향 언론단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오면서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박 의원이 3선 고지를 달성할 경우 국회 과방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때문에 언론정상화는 물론 다음‧네이버 등의 포털 개혁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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