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김형號, 매각 위한 고강도 체질개선 나섰지만 '암담'한 앞날…'어쩌나'

대우건설 김형號, 매각 위한 고강도 체질개선 나섰지만 '암담'한 앞날…'어쩌나'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3.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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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SNS 등을 활용한 홍보에 무리수 논란도”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대우건설이 ‘매각’을 위한 체질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올해 역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서 재건축 사업 속도도 지지부진하다. 더욱이 지난해 대우건설은 매출액 8조 651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이 10조원 아래로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도 42%씩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매각이 쉽지 않은 만큼 분리매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통매각’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 2018년 호반건설 매각이 엎어진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새주인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분리매각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덩치가 큰 ‘대형건설사’라는 점이다. 즉, 재계 순위가 36위인 대우건설을 통으로 인수할 정도의 기업이 흔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의 M&A시장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 나와도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와 인수 후 리스크 때문에 선뜻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어급 매물로 꼽혔던 코웨이나 아시아나항공 모두 매각되기까지 난항을 겪어야 했다. 특히 코웨이의 경우는 인수할 경우 캐시카우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유력후보였던 기업들이 본입찰에서 대거 빠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들 기업보다 덩치가 큰 대우건설 인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더 부담스러운 것이다.

또 최근 건설업이 각종 규제로 인해서 국내에서 먹거리도 부족하고, 해외 수주도 여의치 않다는 점 역시도 문제다. 현재 대우건설이 매각을 위해 사업다각화 등을 꾀고 있지만 이 역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우건설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사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서 건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정부 규제로 인해서 옴짝달싹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을 우려해 정부가 조합 총회 연기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3~4월에 예정이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 조합의 총회 일정이 5월로 미뤄지게 됐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남아있던 국내 주택시장의 일감이 뚝 끊기게 된 것이다. 상황은 해외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해외 수주 역시도 유가 폭락과 이란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주가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가운데 가장 곤혹스러운 곳이 바로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대형건설사 중에서 유일하게 산업은행에 묶여 있는 몸으로, 매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욱이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이) 2년 정도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가 ‘기업가치 향상 원년’인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높여서 ‘재매각’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악화+코로나’까지…매각으로 가는 험난한 길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대우건설은 연간 영업이익이 3641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전년도 영업이익이 6284억원에 이었던 걸 감안하면 42.1%나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올 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주택건설 시장은 물론 산업 전반이 마비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수익구조 개편이 뒷받침 돼야하는데 지금은 현상유지만으로도 버겁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국내시장에서 자사 브랜드를 내세운 푸르지오를 올해 3만 4764가구를 분양하려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신규 주택공급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또 해외수주의 길 역시도 요원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전쟁에 돌입함에 따라서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결국 산업은행이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점쳤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운 좋게 대우건설이 수익구조 다변화와 함께 실적개선을 이끌어 낸다고 해도 몸값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초로 생각했던 대우건설의 매각 몸값을 약 3조원대다. 물론 호반건설의 매각을 추진할 당시 1조원대 중반까지 거론됐지만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던 금액이었다.

때문에 체질개선을 통해서 다시 재매각을 추진할 경우 대우건설의 몸값은 3조원대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 몸값이면 사실 위험부담이 있는 금액이다. 더욱이 최근 기업들은 국내 경기는 물론 글로벌 경제도 좋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최대한 보수적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넥슨, 아시아나항공, 코웨이 M&A(인수·합병)건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세 곳 모두 인수전에 난항을 겪었으며, 넥슨은 인수금액 등을 문제로 매각을 아예 포기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코웨이는 매물로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대어급 매물’이라며 쟁쟁한 기업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인수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다행스럽게도 본입찰에 생각지도 못했던 현대산업개발과 넷마블이 참여하면서 가까스로 매각이 마무리됐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인수전’에 뛰어들 능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일수록 인수 후 생길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고려해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력 후보자들로는 SK그룹을 비롯한 한화그룹, CJ그룹, 신세계, 롯데 등 내노라하는 대기업이 거론됐지만 이들 모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건설 인수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으로 인수할 경우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부담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설업은 몇 년 째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최근에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국내 수주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서 M&A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투자금 때문에 몸값을 조금이라도 불려서 투자금을 회수하게싿는 전략이지만 올해 상황을 보면 어려운 일”이라며 “상황이 어려우니만큼 주택건축사업 분리매각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SNS 홍보’?

이렇다보니 대우건설은 최근 신사업 지속 추진 등 자체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일환으로 방산·생활가선 분야 특화기업인 SG생활안전과 신사업·신시간 개척을 위해 손을 잡았다. 아울러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등 자회사 3사도 합병했다. 자회사들의 매출 성장 한계를 대우건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신사업 추진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목표가 ‘통매각’인 만큼 대우건설 역시도 수익 극대화를 통해 인수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대우건설이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에서 스마트폰앱과 카카오톡 채널 등 SNS를 홍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반포3주구가 서울시가 클린수주를 위해 선제적 공공지원에 나선 재건축 단지라는 점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반포3주구 수주전 과열을 막기 위해 ‘선제적 공공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선제적 공공지원 1호 시범사업장으로 선정되면 합동설명회와 홍보관 운영을 제외한 일체 홍보가 금지된다.

아울러 반포3주구 조합과 서울시가 배포한 ‘시공사 홍보활동지침 및 준수 서약서’에 따르면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한 개별 홍보와 접촉이 일체 금지가 된다. 여기에는 전화, 인터넷, SNS도 포함돼 있으며 3회 이상 적발 시 조합 입찰규정에 의해 입찰이 무효처리 될 수 있다.

때문에 대우건설이 운영하고 있는 SNS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갈리고 있다. 우선 서약서에 SNS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이 홍보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SNS채널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앱이나 카카오톡 채널은 특성상 특정 누군가를 겨냥했다기보다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 여기에 올라는 모든 정보가 오픈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는 수주전에서 과열 경쟁을 일으켰던 개별 홍보라고 보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대우건설 측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원래 일주일에 한 번씩 조합 측에다가 홍보물을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앱은 이 홍보물을 모아놓은 것이다. 또 단지 관련된 기사가 있으면 링크를 모아놓는다”면서 “특별하게 (SNS를 통해서) 무엇을 한다기보다, 조합원분들이 지금까지 받은 정보를 한곳에서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편의상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분들이 필요할 때 와서 볼 수 있도록 거기에 정보를 다 모아놓았기 때문에 ‘불법 홍보’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수주전 홍보때는 OS요원들이 조합원들과 밥 먹고 차 마시면서 뽑아달라고 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했었다. 그런 방식으로 홍보를 하다보니 불법 소지가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과거 홍보방식에 대한는 규제가 심해졌다. 그래서 앞으로의 홍보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아니라 조합원들이 궁금하면 어플 등을 통해서 정보를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앱을 이용한다고 해서 저희가 쿠폰을 주거나 향응을 제공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SNS 홍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SNS 등을 통한 홍보가 ‘불법’이라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대우건설 행봉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불법이 아니라고 할 경우 다른 건설사들 역시 SNS를 이용한 홍보를 할 것이고, 이 경우 또 다른 과열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사업에서 과도한 홍보나 경쟁 과열로 인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반포3주구 역시 지난해 현대산업개발로 시공사가 선정됐었다가 무효되고 올해 다시 재입찰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면 조합도 조합이지만 무엇보다 건설사가 조심해야한다. 특히 서울시가 클린수주를 위해 공공지원까지 나선 상황에서도 불법이라고 못 박아놓은 SNS개별 홍보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건설 측에서는 다른 건설사들 역시 앱을 이용해서 홍보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하지만 반포3주구는 재입찰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홍보 역시도 조심해야 하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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