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설욕하려면…‘이기는 공천’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설욕하려면…‘이기는 공천’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02.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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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국민의힘 김춘곤·최진혁·이성배·김경훈·이상욱 서울시의원과 이종숙·정장훈 강서구의원, 김동협·심근수·강미영 전 강서구의원 등 강서를 지역으로 둔 광역‧기초의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태 전 원내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국민의힘 김춘곤·최진혁·이성배·김경훈·이상욱 서울시의원과 이종숙·정장훈 강서구의원, 김동협·심근수·강미영 전 강서구의원 등 강서를 지역으로 둔 광역‧기초의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태 전 원내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등장했고, 인요한 혁신위의 등장은 윤석열 정부 개국공신 중 한명인 장제원 의원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불출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기현 지도부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원회 체제로의 전환까지 이어졌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국민의힘으로선 험지나 다름없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03석을 휩쓸면서 180석의 거대 정당으로 거듭났다. 반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수도권 16석 확보에 그쳤으니, 열세지역이 아니라 호남에 준하는 험지인 것이다.

수도권 가운데 특히 당에 많은 변화를 촉발시켰던 강서에서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통해 설욕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강서갑‧강서을‧강서병 선거구 중 그나마 강서을에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

강서갑의 경우 2008년 18대 총선 당시 뉴타운 바람을 타고 당시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근소한 표차로 딱 한 번 당선된 사례를 제외하면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마곡지구 개발로 인구가 늘어나면서 20대 총선부터 선거구가 신설된 강서병은 20대와 21대 총선 모두 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승리했다.

강서을도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이긴 하나,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건설노동자 출신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18대부터 20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특히 20대 총선에선 진성준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강서 갑‧병은 몰라도 강서을에선 20대 총선과 같이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꺾는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설욕하게 된다.

홍준표 “정치보복으로 억울한 누명…대표적인 야당 탄압 사건의 희생양”

다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지난달 30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빼앗는 범죄, 신(新) 4대악과 4대 부적격 비리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 사면‧복권된 경우도 배제 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설욕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공관위가 규정한 신4대악은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 범죄 등이고, 4대 부적격 비리는 ▶자녀 및 배우자의 입시비리 ▶자녀 및 배우자의 채용비리 ▶본인 및 자녀‧배우자의 병역비리 ▶자녀의 국적비리 등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총선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부적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는 게 국민의힘 공관위의 설명인데, 한편에서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를 배제하기 위한 규정 같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와 같이 지적했는데, 홍준표 시장이 거론한 특정인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자녀 KT 부정채용 청탁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사면‧복권된 바 있는데, 당 공관위는 사면‧복권된 경우도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의 경우 정치보복으로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게 홍준표 시장의 주장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18년 5월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앞에서 노숙 단식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제1야당 대표가 벌인 출퇴근 단식과는 차원이 다른, 수차례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목숨을 걸고 단식했다.

그 결과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감옥에 보냄과 더불어, 김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KT 특혜 채용 수사 및 재판도 진행됐다.

이를 두고 홍준표 시장은 2022년 7월 19일자 페이스북에서 “김성태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 초기 10일 간의 목숨 건 노천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받아내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감옥에 보냈고, 그 보복으로 딸의 KT특혜 채용이라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만들어 1심 무죄를 항소심에서 뒤집어 유죄를 만든 대표적인 야당 탄압 사건의 희생양”이라 꼬집은 바 있다.

강서지역 전‧현직 광역‧기초의원들 “구청장 보선에 대한 뼈아픈 상처, 총선서 반드시 승리 쟁취해야…김성태는 필승카드”

아울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천(私薦)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기는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강서을 재탈환에 나선 인사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박대수 의원(비례대표) 두 명인데, 만약 김 전 원내대표가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공천에서 배제된다면 ‘이기는 공천’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박대수 의원은 인천 삼목초등학교 장봉분교와 인천 광성중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졸업 등 인천 출신으로 강서와는 연고가 없다. 물론 본사가 강서에 위치한 대한항공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지만, 강서을에서만 3선을 지낸 김 전 원내대표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즉, 별다른 연고가 없는 박대수 의원이 총선 본선에서 진성준 의원에 승리를 거둘 수 있겠냐는 것.

반면, 김 전 원대표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45.92%의 득표율로 진성준 민주당 후보(38.56%)를 7.36% 포인트 차로 승리를 거둔 전력이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춘곤·최진혁·이성배·김경훈·이상욱 서울시의원과 이종숙·정장훈 강서구의원, 김동협·심근수·강미영 전 강서구의원 등 강서를 지역으로 둔 광역‧기초의원들은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가 민주당의 표밭이라 일컬어지는 와중에도 우리에게는 김성태가 있어 민주당 일색의 지역정서를 뚫고 비로소 내리 3선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서 “우리 시·구의원 일동은 절체절명의 이번 총선을 맞아 우리 당의 필승·압승을 견인해낼 적임자 김성태 지지를 선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강서는 지난해 10월 구청장 보궐선거의 뼈아픈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고, 당원들 마음에 남아있는 패배의 실망감이 아직 아물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필승을 쟁취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김성태는 승리의 필승카드”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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