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특집]사법리스크 해소한 이재용 회장, 설 명절에도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 ‘눈길’

[명절특집]사법리스크 해소한 이재용 회장, 설 명절에도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 ‘눈길’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2.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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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현장 경영을 위해 설 명절 기간에도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서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년 간 발목을 잡아왔던 사법리스크 부담을 일부 해소한 만큼,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떠나는 만큼,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사업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6G 등 차세대 통신망, IT 신사업 등과 관련된 협력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국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국 [사진제공=연합뉴스]

설 명절 해외 출장길 오른 이재용 회장…임직원 격려 및 신사업 논의하나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현장 경영을 위해 명절을 앞두고 출국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형 인수합병(M&A)와 같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설 연휴 내내 UAE 등 중동 국가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찾아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이번에 방문하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인 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신사업 발굴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곳이다.

첫 방문지인 UAE는 이 회장이 지난 2022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뒤 찾은 첫 출장지다. UAE에는 삼성물산이 참여한 한국의 첫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인 ‘바라카 원전’이 있어 이 회장이 이곳을 우선적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UAE와 6G 등 차세대 통신망, IT 신사업 등과 관련된 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왕세제 신분일 당시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을 방문해 5G와 반도체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네옴시티 관련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동행해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했다.

당시 신도시 건설과 ICT, 수소·모빌리티 등 협력 방안이 일정 부분 논의된 만큼, 이번에 현지를 재방문해 사업을 구체화 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방문의 경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배터리, 전장 사업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과 TV, 가전 생산 공장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배터리와 전장 사업에 대한 투자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오는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 격려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삼성물산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이어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 중동 국가를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1심 무죄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재용,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1심 무죄 [사진제공=연합뉴스]

부당합병 의혹 1심서 무죄…사법리스크 부담 덜었다

이 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그간 발목을 잡았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이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어낸 이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더욱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7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지난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합병은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예상하고 전망하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미전실이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검토하던 다른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며 “합병 추진 결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주주 이익 의사가 도외시된 바 없고 성장 정책 위기 극복 과정에서 경영진과 미전실 협의를 통해 이 사건 합병을 실질적으로 검토해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합리적인 사업적 목적이 존재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수반됐다고 하더라도 합병 목적이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그간 이 회장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의 부당성 등 사법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검찰의 항소 여부에 따라 사법리스크가 다시금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지난 5일 이 회장의 1심 무죄 선고에 대해 “판결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기계적으로 항소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1심에서 47개 혐의 모두 무죄 판결이 났음에도 “법원과 견해 차가 크다”며 항소한 바 있다.

검찰이 이 회장을 항소한다면 3년 5개월이 소요된 1심에 이어 2심 재판도 3~4년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또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2~3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이 경우,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말부터 10년 이상 사법 리스크를 안은 채 경영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반도체 한파에 실적 부진…올해 메모리 흑자 전망에 실적 개선 기대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상반기 내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4분기 확정 실적과 각 사업부별 실적을 공시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4분기 매출은 21조6900억원, 영업적자는 2조18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전망치(1조4000억원)을 하회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파운드리 가동률 부진 여파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반도체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7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640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분기 6700억원, 3분기 2조43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3개 분기 연속 실적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DS부문의 영업 적자는 1분기 4조5800억원에서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 별로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7월 출시된 갤럭시Z플립 및 폴드5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 둔화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TV와 가전 부문은 4분기 영업손실 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이 심화됨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 부문과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해 각각 2조7300억원, 2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를 비롯해 올해 전체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PC와 모바일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와 서버향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재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4분기 출하량 증가 및 지금까지의 생산 하향 조정 영향으로 당사 재고 수준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고 특히 시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D램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상당부분 감소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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