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상폐 주식 담보로 수백억 대출?...SM그룹, 차녀 회사 밀어주기 논란 ‘눈총’

[이슈체크] 상폐 주식 담보로 수백억 대출?...SM그룹, 차녀 회사 밀어주기 논란 ‘눈총’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4.03.18 10:41
  • 수정 2024.03.18 12:18
  • 1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M그룹 “상폐 주식 아냐…기존 주식 소각 후 신주 발행한 주식”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최근 안전성 논란 문제가 불거졌던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단지의 시행사 태초이앤씨가 SM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자금을 부당하게 지원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또 한번의 논란이 도마 위로 올랐다. 

태초이앤씨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 우지영씨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오랫동안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회사지만, SM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해당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계열사들이 태초이앤씨에 자금을 빌려준 방식이다. 지난해 SM계열사 중 한 곳인 SM상선이 상장 폐지됐던 계열사의 주식을 담보로 태초이앤씨에 수백억원을 대출해줬다는 정황이 나옴에 따라 논란으로 번졌다. 

결국 이러한 방식의 대출은 오너일가의 전형적인 자녀 회사 밀어주기 일환이 아니었냐는 비판의 시선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단체는 우오현 회장과 우지영 대표를 업무상 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상폐주식 담보로 288억원 지원...횡령 소지 다분

 

JTBC 방송화면 캡처
JTBC 방송화면 캡처

 

15일 JTBC는 자본잠식에 빠진 태초이앤씨가 최근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계열사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이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는 태초이앤씨가 2021년에 인수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사를 재개한 아파트다.

단지 시행을 맡은 태초이앤씨는 SM그룹 우오현 회장의 둘째 딸인 우지영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이곳 회사는 주택건설·분양, 부동산 개발·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지난 2022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매출 0원을 기록했다.

해당기간 영업손실을 보면, 2020년 1308만원, 2021년 4032만원, 2022년 5459만원 등으로 지속 확대됐다. 사내 인력 역시 우지영 대표와 그의 남편인 박흥준 사내이사가 전부다.

태초이앤씨는 그간 SM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왔다. 최근 분양에 나선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사업도 계열사의 지원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자금을 빌려준 방식이다. JTBC보도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가 태초이앤씨를 돕기 위해 상장폐지됐던 주식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장폐지 주식은 SM삼환기업의 주식이다. SM삼환기업은 해외건설을 선도한 1세대 건설사로 자명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실전부진이 거듭됐고, 2015년 끝내 상장이 폐지됐다.

그룹 계열사인 SM상선은 이 SM삼환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지난해 태초이앤씨에 288억원을 빌려줬다고 한다.

태초이앤씨는 이 돈으로 약 228억 원에 또 다른 계열사에서 부지를 사들였고, 초기 인허가 비용과 모델하우스 건립비 등 수십억 원은 SM삼환기업이 대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내부 문건엔 해당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자금을 끌어들인 정황도 나온다. 우지영 대표는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SM그룹 재무기획본부장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법조계는 업무상 횡령 소지가 다분하다고 봤다. 돈을 빌려준 회사입장에서는 회사의 돈을 아무 담보도 없이 돌려받을 거라는 확실한 확증도 없이 갖다준 셈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SM삼환기업 측은 돌려받을 사업비에 대해 계열사들과 협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본지>SM그룹 측의 공식 입장을 알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회사 관계자는 자세한 입장은 추후에 전달하겠다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답변은 듣지 못했다.

보도 이후 SM그룹 측은 상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며 삼환기업은 지난 2015년 상장폐지된 기업이지만, 지난 2018SM그룹이 삼환기업을 인수하면서 기존 주식을 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했다. 해당 신주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차녀회사 우회지원?...시민단체, '횡령' 혐의로 고발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재계에서는 이를 오너일가의 전형적인 '자녀회사 밀어주기'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태초이앤씨에 자금을 댄 SM상선 지배구조를 타고 올라가보면 우오현 회장이 나온다.

SM상선의 주요 주주는 삼라마이다스(41.37%), TK케미칼(29.55%), 삼라(29.08%) 등이다. 삼라마이다스와 삼라의 최대주주는 우오현 회장으로, 각 74.01%와 84.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TK케미칼의 주요 주주는 SM인더스트리(32.86%)와 우방(15.03%)인데 SM인더스트리는 우오현 회장이 최대주주인 삼라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우방의 최대주주는 SM인더스트리다.

즉 SM상선이 태초이앤씨에 돈을 빌려준 것은, 사실상 우오현 회장이 차녀의 경영 확대를 위해 우회적 지원을 해준 것으로, ‘부의 세습’ 일환이었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우오현 회장과 우지영 대표를 업무상 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서민대책위는 "두 사람이 오너 일가의 지위를 이용해 우 본부장이 소유한 태초이앤씨가 추진하는 사업에 SM그룹 타 계열사들의 자금 등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자녀회사 밀어주기 구설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에서도 제기된 적이 있었다.

당시 태초이앤씨는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돌입이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매물로 나오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수익창출이 거의 없는 태초이앤씨가 200억원으로 추정되는 대우조선해양건을 인수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다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러나 태초이앤씨가 SM상선, 경남기업 등 SM그룹의 지원을 인수전을 치를 실탄을 마련했다.

태초이앤씨는 지난해 4~5월, SM상선 등으로부터 우지영 대표 보유 지분 담보물과 1년 상환 조건으로 운영자금 총 338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다만 태초이앤씨는 인수전에서 스카이아이앤디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현재 범 현대 기업인 HNInc 인수에 재도전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도 다른 계열사들을 통한 차입금을 통해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콘크리트 안전성 논란 구설수도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투시도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투시도

한편 최근 태초이앤씨를 둘러싼 잡읍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거론된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의 공사 상태와 관련, 안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기존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10년 넘게 공사가 멈춰있었다가 2021년 10월 태초이앤씨가 인수, 지난해부터 공사가 재개됐다. 시행은 태초이앤씨가 시공은 SM삼환기업이 맡았다.

SM삼환기업은 기존 골조에 콘크리트를 보강해 건물의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공사를 재개했다. 그 결과 정밀안전점검에서 5개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을 받았고, 이내 천안시청으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 사업이 승인남에 따라 현재 입주자 모집 과정에 돌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안전진단 문건에 콘크리트의 강도 저하와 탄산화 문제로 인해 일부 항목에서는 C등급, 일부 표본은 D등급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는 JTBC의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D등급은 건축물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할 정도로 안전이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천안시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전체 안전 등급이 B등급이라는 이유로 사업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 탄산화는 콘크리트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만나 중성화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콘크리트가 중성화 될 시 내부 철근 부식 위험이 있으면 철근이 부식되면 건물의 내구성과 강도가 급격하게 악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SM그룹 측은 해당 건물은 종합안전진단에서 양호등급(B등급)을 받은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건축물 안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만큼, 다시 한번 안전진단을 거친 후 결과를 투명하게 알릴 것이란 계획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