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겪는 위메프…이커머스 성장세 속 나홀로 ‘위기설’

‘삼중고’ 겪는 위메프…이커머스 성장세 속 나홀로 ‘위기설’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7.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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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거듭되는데 ‘계획된’ 적자경영 언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언택트(untact·비대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언택트 바람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물론 소비문화까지 변화시켰다. 특히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위기설’이 돌았지만, 올해에는 언택트 바람을 타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상황 속에서도 이커머스 업체들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다수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코로나19 수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위메프’를 두고서는 ‘위기설’이 계속해서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원조’격으로 시장 성장을 주도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위메프지만 최근 이용자수 급감 등 실적 악화와 맞물려 경영공백까지 생기면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이커머스 시장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줄을 이으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순위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더퍼블릭>은 하늘 높이 치솟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나홀로 ‘위기설’의 주인공이 된 위메프의 현상황에 대해 자세히 짚어봤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위메프가 때 아닌 ‘위기설’에 또 휩싸였다.


최근 이커머스가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을 타고 고성장을 거듭하는 상황과 위기라는 단어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오프라인 유통사의 매출은 6.1% 역신장했고, 온라인 유통사의 매출은 13.5% 증가하면서 여전히 두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반사이익으로 이커머스들이 실적이 일제히 개선되는 중에도 위메프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토종 이커머스’라는 명성에 흠집이 났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지난 5월, 위메프는 오히려 방문자 수가 뒷걸음질 쳤다.


인터넷 시장조사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5월 위메프 트래픽 수치(안드로이드 기준)는 838.7만으로 쿠팡·G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1000만을 밑돌았다. 와이즈앱 앱별 이용자 수 조사에서도 5월 위메프 이용자는 372만 명으로 지난해(500만명) 대비 30%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봐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몰 쇼핑이 늘면서 전년 대비 트래픽이 증가한 쿠팡, G마켓 등 경쟁사와 달리 위메프는 전년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위메프 측은 배너 광고 중단 등의 방문자 수가 감소할 만한 요인이 있었고, 실적 지표가 좋지 않은 것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반쪽짜리’ 성적표 받아든 위메프…계획된 적자 경영?

일단 위메프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음에도 업계에서 지금의 위메프를 보다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위메프는 ‘계획된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매년 늘고 있지만 이와 함께 영업손실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위매프는 거래액 6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6년 연속 거래액 두자릿수 증가에 성공했다. 2018년 5조4000억원 보다 18.5%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산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 14.2%를 넘어선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46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으로 전환, 직매입을 줄이면서 중개 방식의 판매 수수료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3455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영업손실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390억원) 대비 무려 94% 증가해 75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영업손실을 보면 2014년 290억원, 2015년 1424억원, 2016년 636억원, 2017년 417억원, 2018년 390억원으로 매년 느는 추세다.


이커머스 경쟁 과열로 마케팅 비용 지출 등이 늘어난 게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위메프는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등 외형 성장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위메프의 가격 경쟁력에 더욱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해 고객의 돈과 시간을 아끼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더 많은 중소 파트너사들이 위메프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공격적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부진 올해 목표…그러나 코로나로 불확실성 커져

특히 위메프는 지난해 말 3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됐다.


투자금을 통해 ‘건실한 외형성장’을 이뤄내겠다며 올해 ▲신규 파트너사 유치 ▲MD 1000명 채용 ▲플랫폼 업그레이드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코로나19 속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접속자 수가 하락세에 돌입했고, 시장 경쟁이 이전보다 격화되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렸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는 기존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들은 물론 국내 최대 IT업체인 네이버까지 뛰어들면서 말 그대로 ‘피 튀기는’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검색 시장에서의 독점적 위치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라는 무기까지 갖춘 네이버는 올 초 ‘종합 쇼핑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 관련 행보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이미 20조원을 넘어서며 17조원 수준의 쿠팡과 이베이코리아를 앞질렀을 정도다.


여기에 신세계·롯데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유통기업과 전통적인 홈쇼핑 기업도 ‘라이브 커머스’에서 기회를 찾고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위메프가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적자경영을 이어왔던 그동안의 시장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위메프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수익성이라는 실질적인 성과 없이 ‘높은 가능성’을 담보로 한 투자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투자금을 받지 못할 경우 재무적인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대기업의 진출로 ‘치킨 게임’이 격화될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위메프는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지왕국’ 실적 압박에 직원 복지 줄였다?

그래서인지 최근 위메프는 실적 악화와 맞물려 직원 복지까지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브릿지경제>는 위메프가 직원들에게 복지 운영방침 변경안을 공지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우선 직원 1인당 1년에 50만원까지 쓸 수 있는 복지포인트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세 달에 한 번씩 제공하던 10만원·5만원 등 할인 쿠폰도 없앴다.


변경안에 따르면 우선 직원 1인당 1년에 50만원까지 쓸 수 있는 복지포인트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세 달에 한 번씩 제공하던 10만원·5만원 등 할인 쿠폰도 없앴다.


다만 위메프는 직원들이 위메프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카테고리 제한 없이 구입비용의 10%를 적립시켜주던 것을 15%로 늘렸다. 또 매월 최대 20만 포인트까지 정립할 수 있도록 한 것도 50만 포인트로 확대했다.


육아지원금 복지 제도도 일부 축소했다. 그동안 위메프는 어린이집 아동가정에 15만원 육아지원금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보육비 5만원을 현대카드 포인트로 제공해왔으나 추가 보육비 지급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직원 1인당 연간 50만원까지 쓸 수 있는 복지포인트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회사 매출을 올려야 주는 적립 혜택을 늘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위메프는 복지 제도를 단순 조정하는 것으로 실적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에게 보편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복지 제도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실적과 무관한 단순 복지제도 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그동안 위메프는 ‘사람 중심’이라는 경염이념에 걸맞게 직원들 복지에 힘을 써왔다.

동족 직장인들 사이에서 ‘복지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직원 복지에 있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위메프가 갑작스럽게 복지를 축소한 데에는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깔려있지 않나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은상 대표, 건강상 이유로 휴직

위메프가 직면한 실적 악화 보다 더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다.

올해 공격적 행보를 예고한 것과 달리 상반기 수치상으로 실적 부진이 드러나면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공격 경영이 뒷받침 해줘야 하지만 구심점 역할을 해줄 리더가 자리를 비우면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프는 최대주주인 원더홀딩스의 지배력 하에 있지만 수장인 박은상 대표이사에게 권한이 쏠리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건을 마무리 지은 이후 건강악화 등을 사유로 지난 6월 1일부터 한 달간 안식년 휴가를 사용했다. 당초 7월1일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업무 공백이 길어지게 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사직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위메프는 사직설에 선을 긋고 건강악화로 인한 휴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병명 등 구체적인 건강상의 내용은 개인적인 사안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위메프는 박 대표가 휴직하는 동안 별도로 대표이사나 대행을 선임하지 않고, 부문별 조직장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당분간은 ‘임시 경영체제’로 운영한다.

코로나19·경영공백·실적악화 ‘삼중고’

위메프는 “박 대표의 공백에도 달라질 것이 없다”며 업무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표이사의 공백은 신속하고 파격적인 의사결정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위메프는 이커머스의 특성상 유연하면서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 부문별 독립성이 부여돼 있으면서도 굵직한 문제에 있어선 박 대표가 주도권을 쥔 형태였다.


당초 박 대표는 2011년 위메프에 합류해 2012년 대표로 취임한 이후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위메프를 빠르게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취임 당시 업계 3~4위에 머물던 위메프가 3년 만에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성장한 데에는 박 대표의 공이 크다.


그만큼 회사 내부에서는 박 대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큰 상황에서 그의 경영 공백이 회사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단순히 기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에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위메프의 자회사는 기존 4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2개까지 늘어났다. 신규 자회사 설립에 투자된 금액만 65억원에 달한다. 업종도 가구 제조업에서부터 방송업, 통신 판매업, 화장품 도매업까지 다양하다.


이에 올해부터 신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방침이었지만 코로나19에 경영공백까지 생기면서 당초 계획대로 공격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다소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경쟁이 과열된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신사업은커녕 박 대표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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