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믿고 투자할 수가 있나요?” 유진투자증권, 리딩방·주가조작·내부통제시스템 ‘골머리’

[이슈Talk] “믿고 투자할 수가 있나요?” 유진투자증권, 리딩방·주가조작·내부통제시스템 ‘골머리’

  • 기자명 신한나
  • 입력 2023.06.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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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리딩방은 일반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일정 금액을 받고 특정 종목의 매수를 추천해주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서툰 투자자들이 현혹되기 쉽다. 또한 주식 시세 조종에 개입하는 등 불법 소지가 만연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금융당국이 ‘불법 리딩방’ 단속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진투자증권의 이사가 리딩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은 ‘리딩방’ 의혹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달 또 다른 임원이 주가조작에 연루되었다는 의혹과 함께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바 있어 투자자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만일 유진투자증권의 주장대로 이 모든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문제는 존재한다. 안전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증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딩방’ 의혹과 유진투자증권의 각종 이슈에 대해 면밀히 전달하고자 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사가 ‘리딩방’을 운영한다고요?

▲ 주식 리딩방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지난 14일 <뉴스토마토>는 ‘[IB토마토](단독)증권사 임직원 이래도 되나?…유진투자증권, 내부통제 도마위’ 제하의 기사를 통해 유진투자증권의 현직 임원이 ‘리딩방’ 형태와 유사한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유진투증 영업부서의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A 이사가 유사투자자문업체 D모사를 통해 600만원 상당의 연간 회원권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무려 월 150만원을 내야 하는데 이는 1년 기준 1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게다가 A이사는 D모사의 지분 10% 내외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등기상 대표로 등재된 한모씨의 친인척 관계로 밝혀졌다. 고가의 회원권에 대해서는 명목상 A이사가 주식 투자와 관련한 강연을 하기 때문에 교육 목적의 참가비로 보이기도 한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보한 제보자는 언론을 통해 “A이사는 해당 서비스를 교육서비스라고 주장하나 사실상 리딩방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지난 2020년부터 수백여명 회원에게 가스라이팅을 해왔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계좌를 유치하고 타 증권사로부터 고객을 빼내왔다”고 전했다.

주식 관련 도서를 다수 낸 A이사는 유진투자증권의 간판 얼굴로 꼽힌다. 개인 채널에서는 1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 관련 거대 유튜브 채널에 패널 등으로 참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줄곧 얼굴을 알려왔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D모사 산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버스(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것)’를 추천하며 A이사를 따르던 투자자들의 여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A이사의 추천으로 많은 유료 서비스 회원들이 인버스에 투자했으나 2023년 1분기 이어진 증시 회복국면을 맞아 대량 손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A이사는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유튜브 멤버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왔다.

A이사의 명의와 사진 등을 도용해 불법 리딩방을 운영하는 것이 확인돼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멤버십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멤버십을 가입해온 구독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최근 불거진 ‘리딩방’ 의혹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구체적인 상황 설명 없이 ‘도용’ 이라는 명분으로 상황을 일단락 시키려 하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 A 이사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 (사진제공=A 이사 유튜브 채널)

유진투자증권, A이사의 ‘리딩방’ 의혹 정말 몰랐을까?

제보자는 <뉴스토마토>에 “A이사가 이런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유진투자증권도 암묵적으로 동의하지 않고는 이런 영업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A이사가 리딩방을 통해 회원들에게 주식 정보를 흘리고 고객을 유치한 영업방식에 대해 유진투자증권도 알고 있었으나 ‘묵과’ 했다는 것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현재 유진투자증권은 A이사에 대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고 감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한 감사 과정에서 관련 법령과 사규 위반 사항이 발견될 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꼬리 자르기’를 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회사의 묵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 사진제공=유진투자증

또 다른 임원은 ‘주가조작’...경찰의 압수수색까지

▲ 국가수사본부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5월에는 유진투자증권의 또 다른 임원이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 조작 사건 연루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해당 임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8일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유진투자증권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임원 B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2018년 초 해외 바이오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당 기업에 투자한 SFC의 주가가 2000원대에서 2달 사이 8000원대로 4배가량 폭등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바이오기업이 나스닥 상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B씨가 SFC의 주가 상승을 위해 출처 불명의 호재를 퍼뜨리는 데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를 들여다 본 결과 가담 정황이 포착됐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5월 15일 “제보, 참고인들의 진술, 추적한 금융계좌 등을 봤을 때 주가를 부양하고 띄우기 위해 특정 기업 공시에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잇따라 터진 임원들의 사건사고에 있어, 유진투자증권이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닌 경찰과 제보자, 언론에 의해 먼저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건전성 모두 악화...투자자 “어떻게 믿고 투자해요?”

현재 유진투자증권은 수익성과 건전성도 악화된 상태다.

자기자본(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대비 이익을 얼마나 많이 회수했는지을 알 수 있는 ROE와 총자산(부채를 포함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합) 대비 이익 회수 규모를 판단할 수 있는 ROA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협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ROE(자기자본 이익률)와 ROA(총자산 순이익률)는 각각 0.4%, 0.1%다.

이는 2021년말(8.8%, 0.9%) 대비 각각 8.4%p, 0.8%p 감소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NCR(순자본비율)도 떨어졌다.

지난해 말 유진투자증권의 NCR은 292.86%로 2021년 말 324.65% 보다 31.79%p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는데 매달 임직원들의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더욱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더퍼블릭 / 신한나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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