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달래기 나서는 소프트뱅크…내달 ARM 상장 앞두고 비전펀드 지분 인수”

“투자자 달래기 나서는 소프트뱅크…내달 ARM 상장 앞두고 비전펀드 지분 인수”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3.08.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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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내달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투자를 위해 조성한 비전펀드가 보유 중인 ARM 지분 인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7년 조성한 1000억 달러(약133조원) 규모의 ‘비전펀드1’(VF1)이 보유한 ARM 지분 25%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ARM은 지난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3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 설계의 기반이 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소프트뱅크그룹의 ARM 지분 인수 배경은 VF1이 보유한 ARM의 지분 규모를 감안할 때 기업공개(IPO) 이후 매각하는데 최소 1~2년이 걸리는 데다 IPO 이후 ARM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됐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내달 중순께 기업 가치 600억~700억 달러를 목표로 ARM의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RM의 주식은 소프트뱅크그룹이 75%,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프트뱅크그룹이 비전펀드의 ARM 지분을 얼마로 평가해 인수할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비전펀드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의 수익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지분 가치가 다소 높게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2017년 테크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1000억 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했으나, 주요 포트폴리오인 위워크 등의 투자 실패로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위워크는 상장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98% 폭락했다.

이 때문에 ARM의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비전펀드1의 투자자들이 25% 지분을 매각하는 데 1~2년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향후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하락할 여지가 있다.

비전펀드는 최근 인공지능(AI) 부문 투자 성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비전펀드1의 경우 그간 투자 실패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ARM 주식을 매입해 비전펀드 1이 이익을 거둬야 향후 또다른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현재 양측이 논의하고 있는 ARM 지분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며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협상이 체결되면 소프트뱅크가 IPO에서 내놓을 ARM 지분 양은 줄어들 것이며, 지분율 85~90%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0년 9월 ARM을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당시 각국의 경쟁 당국이 반대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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