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는 잘나가는데…‘총수’ 없는 삼성전자, 美 투자 결정 지연

경쟁업체는 잘나가는데…‘총수’ 없는 삼성전자, 美 투자 결정 지연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5.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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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대만의 TSMC와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총수의 부재로 인해 수개월가량 투자 계획에 대해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신규 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대한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며 “10년간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에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수십 조원이 오가는 투자인 만큼 최종 결정에 있어서 총수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서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로 꼽히는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등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화상회의’ 개최 이후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올해에만 280억달러(약 31조원)를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지난달 초에는 다시 “3년간 1000억달러(약 116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TSMC는 지난 트럼프 행정부 재임기간부터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반도체 굴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지난해 TSMC는 미중무역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미국의 대중제재에 발맞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는 등 친미행보를 보였다.

TSMC는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투자 요구에 따라 36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 등 미국에서만 5나노급 이하 첨단 반도체 공장 6곳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일부 계획이 확정되면서 연내 착공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과거 삼성전자와 첨단공정 경쟁에서 밀려났던 인텔도 최근 파운드리업계에 재진입했다. 인텔은 2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두 곳을 짓는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올 초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투자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로 격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미국 투자를 확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의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오는 21일로 확정된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시각에서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원하고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굴기를 원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투자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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