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잊힐만하면 또 욱일기...롯데온, 사이트 운영 시스템 ‘허점 투성이’ 논란

[이슈체크] 잊힐만하면 또 욱일기...롯데온, 사이트 운영 시스템 ‘허점 투성이’ 논란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4.01.29 09:28
  • 수정 2024.01.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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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 관련 상품 판매 논란으로 수차례 홍역을 치렀던 롯데온이 또 다시 ‘욱일기’가 그려진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롯데쇼핑의 계열사 롯데온은 TNS(Trust&Safety) 팀을 운영해 등록된 상품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관리하는데, 검색 필터링이 해당 제품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사의 시스템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롯데온은 지난 2022년 대대적 개편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다시 말썽을 부리고,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의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롯데온이 이커머스 업계에서 뚜렷한 성장을 나타내지 못하고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이러한 시스템 운영의 미흡 문제가 원인 중 하나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적자 타개의 일환으로 롯데온이 연달아 수장을 갈아치우는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만큼, 롯데온이 심폐 소생을 위해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롯데온, 日 욱일기 머그컵 판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롯데쇼핑 계열사 롯데온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그려진 상품을 판매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지난 22일 오전 9시 40분까지 욱일기가 새겨진 머그컵을 판매했다. 상품명은 ‘전함 야마토와 욱일기의 머그컵 포토 머그(일본의 군함 시리즈)’로, 욱일기가 기재돼 있다. 현재는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진 상태다.

일본 국군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사용한 군기로, 주변 국가를 침략할 때 사용돼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 세계에서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나 욱일기는 우리 국민에겐 일제강점기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역사적 상처와 분노를 일으키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동안 욱일기는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 외에도 대중문화, 스포츠 경기 등 전방위에 걸쳐 논란을 일으켜 왔다.

실제 지난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한 프로모션 이미지에 일본 클럽을 소개하면서 욱일기 배경을 사용했다가 항의를 받고 즉각 삭제한 바 있다. 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반입한 관중이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롯데온에서 이러한 전범기 문양이 새겨진 제품이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된 것을 두고 소비자들의 강한 분노를 샀다. 그렇지 않아도 롯데가 일본 기업이 아니냐는 인식이 일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작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롯데 영원히 불매”, “롯데는 일본 브랜드가 맞다”, “미쳤다”, “재일교포라지만 귀화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꼽은 빨대” 등 롯데를 일본과 연관짓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문제는 롯데가 욱일기 등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관련 상품 판매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 광복 75년을 앞둔 8월 14일에도 롯데 온라인 쇼핑몰에선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요요, ‘가미카제’ 머리띠 등이 판매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때 국민 정서와 역사적 특징 등을 고려하지 않은 판매 전략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에는 롯데껌 자일리톨의 태국 판매 광고 시안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롯데온은 논란이 될 때마다 이를 확인하고 즉각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으나, 똑같은 논란이 번복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친일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온 측은 “해당 상품 판매 이력은 없다. 즉각 판매를 중단 조치했다. 관련 검색어를 비롯해 해당 판매자의 모든 상품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문제에 시스템 개편했지만...개선은 의문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이처럼  욱일기 관련 상품이 롯데온에서 반복해서 올라오는 것을 두고 롯데온 상품 검색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욱일기 자체는 검색이 안 되더라도 편법으로는 검색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례로 롯데온에서 욱일기가 새겨진 상품은 ‘욱일기’, ‘Rising Sun Flag’, ‘旭日旗’ 등 욱일기 자체를 뜻하는 단어로 입력하면 검색되지 않았으나, 욱일기‘의’, 욱일기‘에’ 등 비슷한 단어로 검색하면 버젓이 노출되고 있었다고 한다.

롯데온은 TNS(Trust&Safety) 팀을 운영해 가품과 위해상품 등 등록된 상품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욱일기 관련 상품을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월에도 롯데온에서 ‘최음제’가 판매·광고돼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이때도 롯데온은 검수시스템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해당 불법행위는 미국산 비타민제를 최음제로 광고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년 적자 롯데온...부실 털어낼 묘수는?

[사진=롯데온]
[사진=롯데온]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온의 시스템 운영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온은 롯데쇼핑의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롯데의 기존 계열사들을 한 데 모으는 등 2년 여 준비 과정을 거쳐 출범에 공을 들였지만, 현재는 계륵 같은 신세가 되며 유통 강호 롯데임에도 만년 적자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며 2020년 ‘롯데온’을 공식 출범했다. 포화 상태에 진입한 이커머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당시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통합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이어졌고, 정체성면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며 출범한지 4여년이 다 되도록 빛을 보지 못했다.

롯데온은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론칭 첫 해인 2020년 매출 1380억원을 냈지만 적자만 95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어 지난 2021년, 2022년 적자는 각각 1560억원에 달했다. 관련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온라인몰이 ‘특수’를 누렸다는 평들이 많았지만, 이는 롯데온에는 적용되지 않은 셈이다.

롯데온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연달아 수장을 교체했다. 조영제 전 대표가 롯데온 론칭 1년만에 물러난 이후 2021년 4월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전 대표가 수장 자리에 앉았다.

나 전 대표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명품·패션·키즈 등 각 분야별 카테고리를 차별화한 ‘버티컬 서비스’를 내세워 노력을 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640억원으로,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적자를 내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지난해 말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박익진 대표가 새 대표자리에 올라 롯데온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롯데온의 부진은 시스템 관리 허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앞서 거론됐던 것처럼 검색 필터링 서비스 비롯해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대한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롯데온은 출범 때부터 시스템 문제로 인해 각종 위기에 시달려 왔다. 출시 첫날부터 서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주요 온라인몰 앱과 견줘 UI 등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한 소비자가 상품 주문을 하고 나서 배송이 안와 문의를 하면, 그제서야 품절되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쇼핑 특성상 상품재고, 품절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소비자에게 빠르게 응대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했던 것이다.

또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 정보를 통합해 개인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큐레이션 커머스’를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통합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지속됐고,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며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와 함께 롯데온은 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새벽배송에 뛰어들어 배송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도 야심차게 갖췄으나, 지난 2022년 4월 새벽배송을 중단함과 동시에 지방 물류 차량을 감축하는 등 적자가 나며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쿠팡과 SSG닷컴 등 치열해진 새벽배송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롯데온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롯데온은 지난 2022년 9월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배송일 안내, 검색필터 서비스 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태다.

잊힐만하면 욱일기 논란이 나오는 데다, 검색 속도가 느리고, 잦은 오류, 서비스 정보관리에 허점이 여전히 나타나는 것에 지속적인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출범 3년차인 지난해 4월엔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인 사업자번호와 이름만 알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어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온은 유통 공룡 ‘롯데’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타 업체와 차별화는 고사하고 기본도 안 돼 있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환골탈태 수준의 시스템 개혁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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