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금과 코인에 몰린 ‘돈’, 하반기 예고된 ‘금리인하’...‘쩐(錢)의 전망’을 살펴본다

[이슈TALK] 금과 코인에 몰린 ‘돈’, 하반기 예고된 ‘금리인하’...‘쩐(錢)의 전망’을 살펴본다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4.03.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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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국제 금 시세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들 자산은 성격이 다소 다르다. 비트코인은 가상자산으로,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고 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안전자산’이다. 성격이 다른 두 자산이 동반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흐름이 정 반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다. 경기침체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에 돈을 투자하고, 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올 하반기 ‘돈의 가치’를 변화시킬 터닝포인트가 예고돼 있다. 바로 ‘금리 인하’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올랐던 금리가 올 하반기부터 차츰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방 상승하는 기이한 현상 속에서 금리 인하 이후 이들 자산 가격의 전망은 어떻게 될지 짚어보고자 한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 비트코인 (사진제공=연합뉴스)
▲ 비트코인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안전자산은 말 그대로 위험이 없는 금융자산을 말한다.

투자에는 다양한 위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시장 가격 변동의 위험,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의 실질가치 하락의 위험, 채무 불이행 위험 등이 있는데 안전자산의 경우 이 중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는 자산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안전자산의 종류는 실물자산인 금, 달러, 채권 국채 등이 있다.

위험자산은 안전자산과 반대되는 개념의 금융자산을 말한다. 투자에 대한 수익이 불확정적인 투자 자산을 의미하고, 채무 불이행 및 시장 가격 변동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주식과 가상자산 등이 이에 포함된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흐름은 일반적으로 정 반대를 향해 간다. 앞서 설명했듯 경기침체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에 돈을 투자하고, 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창궐했을 2020년, 안전자산인 금은 연초 1500달러대에서 8월 2000달러 대까지 급상승한 바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2020년 2월 초 1만 달러에서 3월엔 5000달러대로 하락했다.

‘기이한 현상’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동반 상승

 

▲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사진제공=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사진제공=연합뉴스)

현재 안전자산인 금 값이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올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3%(7.0달러) 상승한 온스당 2165.20달러(한화 약 285만 914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거래일 연속 상한 것으로 사상 최고치를 썼다.

이날 장중에는 온스당 2170달러대까지 뛰기도 했다. 온스당 2126.30달러로 마감하며 2100달러를 넘은 데 이어 2200달러에도 근접한 모습이다.

금 값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세계 정부들은 금을 적극 사모으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영향력을 인지한 여러 신흥국이 달러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을 구매하고 있는 것도 금 값 상승이 원인으로 보인다.

▲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반적으로는 안전자산인 금 값이 오르는 지금,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은 하락장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이례적이게도, 현재 비트코인은 무려 6만 9200달러(한화 약 9137만 8600만원)를 돌파는 등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일명 ‘미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각) 자정 무렵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6만 9200달러를 돌파하며 2년 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역사상 달러 기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6만 9000달러인데 이를 200달러 가량 앞선 기록이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조만간 한화 기준으로 1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더리움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4시 39분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개당 3945달러(한화 약 520만 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상승세는 월간 상승률은 신고점을 경신한 비트코인보다도 크다. 이날 이더리움은 한 달 전에 비해 67.02% 오른 가격을 보였다. 같은 시각 기준 비트코인은 한 달 간 57.55%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상승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현물 ETF’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바 있다. 아울러 오는 5월 SEC는 이더리움의 현물ETF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증시 고점에 대한 부담감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가상자산으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7일(현지시간) CNBC,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30p(0.34%) 오른 3만 8791.3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2.60p(1.03%) 뛴 5157.36로 장을 닫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41.83[(1.51%) 상승한 1만 6273.38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증시가 연속 고점을 찍으며 과열 상태에 머무르자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이슈만으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동반 성장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의 성장을 견이하고 있을까?

시장에서는 ‘달러 가치의 하락’을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달러 가치의 하락, 금과 비트코인 성장을 견인했다

 수십년간 세계의 기축통화였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점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마냥 좋지 않다. 미국 정부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달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제롬 파월 의장도 미국 부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재 의회는 돈을 빌려 미래 세대에 더 많은 부채를 전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은 경제성장보다 부채가 더 빨리 증가하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 경로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미국 정부의 빚은 100일마다 1조 달러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달러 대체재인) 금과 비트코인 가치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리인하, 즉 유동성 증가 이후 ‘돈의 흐름’은?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이후 끝을 모르고 올랐던 금리가 올 하반기부터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는데(not far),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전날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며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그는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월의 적극적인 발언과 함께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유동성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현금으로 바꿔 쓸 만한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뜻한다.

▲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통상적으로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금리가 인하되고 유동성이 증가하면 저(低) 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듦과 동시에 늘어난 시중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과연 현재의 시장에서도 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 시장에 돈이 흘러갈까?

정확한 답은 확신할 수 없지만, 시장에서는 ‘NO’라는 답을 내놓는 추세다. 코로나19 이전의 사회에서는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비트코인이 현물ETF 승인을 받았고, 이더리움도 오는 5월 현물ETF 승인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의식·계속되는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금에 대한 투자 심리도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급락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안겨준 부동산 시장이 금리가 인하됐다고 다시 전과 같은 호황기를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금에 투자해야 할까?

금리 인하나 지정학적 위기로 금이 상승했다고 하기엔 그 상승 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룸버그 통신은 “지정학적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은 금 가격에 우호적”이라면서도 “실질 금리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작년부터 베테랑 시장 전문가들은 금 가격 흐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윌리엄 번스타인은 “금 예비 구매자는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다른 자산이 모두 하락하고 있을 때 금은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지만 평상시에는 그 수익률이 미미하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위험 헤지를 위해서 금을 편입한다면 포트폴리오의 5% 미만으로 유지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실제로 금은 연평균 1% 상승에 그치는 등 주식 및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뒤처져 있다.

즉, 종합해보면 금에 투자하는 것은 높은 수익률을 얻기엔 적절하지 않으며, 현재의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다. 디지털 금융 생태계, 특히 가상화폐 시장의 앞길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1억을 목전에 앞둔 지금도 많은 재무전문가들은 가상화폐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캘리포니아 란초 쿠카몽가의 재무고문 조슈아 에스칼란테 트로에쉬는 “투자 가능 자산의 3% 이상을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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