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노골적인 이재명식(式) 시스템 사천’...'친윤 사천'없는 與 공천과 '확연한 온도차'

[기획특집]‘노골적인 이재명식(式) 시스템 사천’...'친윤 사천'없는 與 공천과 '확연한 온도차'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4.03.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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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이재명 대표의 시스템 사천
1.정봉주 막말탈락에도...차점자 박용진 공천 사실상 거부
2.양문석 ‘노무현 비하’에도...“문제없다” 실드치는 이재명
3.김혜경 비서사천 논란이후...경선뚫은 권향엽
민주당의 ‘시스템 사천’구조...‘친명 홍보→당원 몰표’+‘비명 경선 패널티’
‘시스템 사천’논란 불거진 민주당 공천...친윤 특혜 거의없는 국힘공천과 ‘대비’
與공천이 野보다 괜찮은 평가받는 이유...동정민 "한동훈 아닌, 尹을 원인으로 꼽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인근에서 아이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인근에서 아이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천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하루사이에 민주당 공천과 관련한 3가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막말논란으로 낙마한 친명계 정봉주 의원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고, 차점자 박용진 의원에게 공천권을 주는 방안을 거부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인사이자, ‘노무현 비하’ 논란의 당사자인 친명계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와함께, 정치권에서는 이날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논란이 불거진 권향엽 전 비서관의 경선통과 소식까지 전해졌다. 인지도가 거의 전무했던 권 전 비서관이 강성 친명지지층의 지지를 엎고 현역인 서동용 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것이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시스템이란 미명하에 사천을 단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봉주 전 의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박용진 찍어내리기”, 양문석 후보관련 발언에 대해선 “친명 감싸기”, 권향엽 전 비서관 공천과 관련해선 ‘간접적으로 이재명 의중 드러내기’논란이 제기됐다.

실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는 ‘친명횡재, 비명횡사’(친명인사 = 공천/ 비명인사 = 공천탈락)기조가 뚜렷하다. 이는 친윤 인사의 양지 공천이 사실상 3명으로 규정가능한 국민의힘 공천과 대비되는 요인이다.

이에 <본지> ‘사천논란’이 불거진 민주당의 공천 사례를 살펴봄과 동시에, 민주당 공천과 국민의힘 공천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재명의 시스템 사천 #1>정봉주 막말 탈락에도...차점자 박용진 공천 사실상거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연합뉴스)

먼저 이 대표의 ‘시스템 사천’으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은 최근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해명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이다. 친명계 정 전 의원은 강북을 지역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을 이기고 공천을 받았는데, 이는 하위 10%를 받은 박 의원이 30%경선 패널티를 극복하지 못한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하위 10% 선정을 두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빗발쳤다. ▲유치원 3법 ▲3회연속 ‘백봉신사상 베스트10 선정’ 등 의정활동을 인정받은 박 의원이 하위10% 명단에 포함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정혁진 변호사는 지난 13일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백봉신사상 베스트10에 연속으로 3회나 선정된 박용진 의원을 하위 10%로 선정해 30%감산 이라는 모래주머니를 앉고 경선에 치루게한 것이 정봉주 전 의원이 공천을 따낸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이 과거에 단행했던 ‘목발 경품’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고, 추후 거짓사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공천취소라는 결과를 받게된다. 정 전 의원의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2017년 정 전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한 것으로, 그는 당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정 전 의원이 언급한 대상이 발목지뢰로 다리를 잃은 2명의 병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대국민적 반발이 높아지자 정 전 의원은 결국 공천에서 낙마된다.

문제는 막말논란으로 탈락한 친명계 정 전 의원이 친명계 의원으로 비춰지는 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는 또 다른 친명계 인사가 강북을 지역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는 점이다. 16일 새벽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4시간가량 격론을 벌인 끝에 ▶정 전 의원의 공천 무효화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 실시 등을 의결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이 지역에 경선 차점자인 박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 내에선 서울 강북을 친명 후보로 친명계인 한민수 당 대변인, 조상호 변호사 등이 경선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반면, 경선 차점자에 대한 공천 승계를 주장해 온 박 의원이 이번 최고위 결정을 받아들여 실제 공모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참고로 박 의원은 공천에 임한다 하더라도 하위10%에 의한 ‘30%감산’조치는 그대로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

당초 민주당 최고위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손훈모 후보에 대해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경선 부정이 확인됐다며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에서 패한 김문수 후보의 공천을 인준했다. 차점자에게 공천을 인준한 순천지역과 달리,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에서는 차점자에게 공천권을 주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박용진 의원 공천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박용진 의원 공천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

이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강북을 전략경천을 옹호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올림픽 같은 곳에서 보면 금메달 박탈이 이뤄지게 되면, 은메달 딴 사람이 금메달을 받게된다”며 “순천에서도 보면 1등이 날라가니까 2등이 경선을 받지 않느냐. 이재명 대표는 그냥 솔직하게 박용진은 절대 안된다고 말하라”고 직격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도 민주당의 강북을 공천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냈다. 강북을 공천이 ‘시스템’이란 명목하에 특정인을 찍어내리는 공천이란 취지의 지적이다. 그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현역의원 찍어내기는 정치부기자 생활하면서 처음보는 장면”이라며 “이건 말도 안되게 시스템에 의해 특정인(박용진 의원)을 배제하겠다는게 아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이재명의 시스템 사천 #2>양문석 ‘노무현 비하’에도...“문제없다” 실드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또 다른 이재명 대표의 ‘시스템 사천’예시로는 ‘노무현 비하’ 논란의 당사자인 친명계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를 꼽을 수 있다. 비명계 전해철 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양 후보는 2007년과 2008년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이란 호칭도 배제한채 “매국노” “불량품”“역겹다”등의 표현으로 비하한 인물이다.

이에 민주당 친노계 내부에서는 양 의원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무현 정신’을 주요 기치로 삼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양 의원의 비하발언을 받아드리기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부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노무현 비하’ 논란의 당사자인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를 만나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친노계가 아닌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양 후보의 사퇴 요구를 암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살아 생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서거 소식을 듣고는 생면부지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분향소로 달려갔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언론과 정치인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 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며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지 않다. 15년 전 가슴 속으로 다짐했던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현재까지 양 후보의 ‘노무현 비하’발언이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16일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자신을 비난했다고 그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을 것이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표현의 자유라고 할 게 있는 것”이라며, 양 의원 발언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냈다.

사실 ‘노무현 비하’발언 외에도 양 후보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양 후보는 과거 비명계를 겨냥해서 “수박을 깨겠다”‧“바퀴벌레”라는 등 극단적인 표현들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해당되는 ‘당원권 정치 2개월’처분밖에 받지 않았다. 게다가 양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개딸들의 성원에 힘입어 비명계 전해철 의원까지 꺾는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반응에 대해 양 후보를 감싸는 행위란 취지의 입장이 나오는게 사실이다. 송영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미 민주당에서 양문석 후보를 당직정지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한 바 있다”며 “이렇게 한 이상, 이재명 대표입장에선 양 후보에 대해 강한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 같은 발언을 내비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와함께, 송 대변인은 “민주당이 이 논란의 포인트를 제대로 못잡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갖추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보다도,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다. 그래서 양 후보의 ‘노무현 씨는 불량품’이란 발언은 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예의문제로 치부되면 안된다”고 직격했다. 결국 양 후보를 옹호하는듯한 이 대표의 언행이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것.

 

<이재명의 시스템 사천 #3>“권향엽 김혜경 수행했을 것이다” 응답 48.8%에도...경선뚫은 ‘권향엽’

사진제공=권향엽 페이스북
사진제공=권향엽 페이스북

이재명 대표의 시스템 사천으로 꼽을만한 사례는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경선 결과다. 민주당은 당초 이 지역을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했고, 권 전 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그러나 권 전 비서관이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보좌한 것을 두고 '사천(私薦)'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권 전 비서관은 중앙당에 '단수 공천 철회와 경선' 요청을 신청했고 이를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면서 2인 경선(국민경선 100%)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경선에서 서 의원이 패배하며 권 전 비서관의 공천이 확정됐다.

문제는 아무리 경선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과반 가량의 국민들이 권 전 비서관을 김혜경 여사를 수행했을 것으로 보고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공정(더퍼블릭‧파이낸스투데이의 공동 의뢰)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권향엽 예비후보의 김혜경씨 수행여부를 묻는 질의에 유권자들의 48.8%가 ‘수행했을 것이다’라고 응답했고, 32%는 ‘수행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응답했다(잘 모르겠다 19.2%).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6일 오후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6일 오후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이 같은 결과는 김혜경 여사 수행비서 의혹이 불거진 직후, 여권을 중심으로 권 전 비서관이 김 여사를 수행하는 듯한 사진들이 다수 포착됐기 때문이다. 여권은 김혜경씨를 수행하는 듯한 사진들을 권 전 비서관 SNS에서 찾아냈다. 이에 유권자들이 이 사진들을 보고, 이 대표가 본인의 아내를 수행한 인물을 공천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민주당이 권 전 의원의 경선을 결정한 것을 문제점으로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 비서관의 여성전략 공천 발표가 이뤄지기 전엔 서동용 후보가 지역에서 2배가 넘는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드러난 만큼 당원들이 경선에서 권 전 비서관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여론조사공정
사진제공=여론조사공정

실제 경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권 전 의원의 공천승리를 예측한 관측들이 제기됐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경선결과가 발표되기 10일 전부터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권 전 비서관의 경선승리를 점쳤다.

그는 “(정치부 기자생활을 오래한)제 경험에 따르면 이건 이미 친명 지도부의 의중이 드러나 있다”라며 “친명 지도부는 서동용이 아니고 권향엽으로 드러나 있다. 일반 유권자들은 아 이재명 대표가 권향엽 후보를 공천하려고 하는구나하는 걸 알고 조사에 응하게된다”고 예측했다.

또 그는 “한번 이 결과(공천결과)를 봐라. 아마 이렇게 해서 권향엽 후보가 경선에서 이기면, (민주당이)‘그 봐 라 우리 최초 판단이 옳았다. 이게 무슨 사천이냐’이렇게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건 사천 논란으로 보는 것이 맞다. 객관적으로 뭐 그거(김혜경 여사 비서의혹)돌파 못하겠으니까 이걸 뒤집은 거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시스템 사천’구조...‘친명 홍보→당원 몰표’+‘비명 경선 패널티’

이 같이 민주당의 ‘시스템 사천’이 이뤄지는 구조는 크게 비명계 당내 패널티(박용진 의원 30% 감산), 친명계 몰표(권향엽 전 비서관), 그리고 이 대표의 옹호와 후보자 본인의 친명홍보(‘친문’ 양문석 VS ‘비명’ 전재수)로 정리가능해 보인다.

14일자 TV조선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하위명단(31명)의 90%가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고, 탈락한 비명계 인사는 총 25명이다. 하위 명단 중 공천을 받은 의원들은 불과 3명(단수공천 1명, 경선승리 2명)이다. 탈락한 28명 중 경선탈락은 14명, 컷오프는 4명, 불출마‧탈당은 총 10명이다.

감산패널티 대상 대부분이 비명계 였을 뿐 아니라, 이 들 대부분이 경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이다. 민주당 내 친명계 인사들이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민주당 공천 시스템이 ‘비명학살’이란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비춰진다.

친명계 몰표(권향엽 전 비서관)사례는 여론조사에서 2배 가량 뒤쳐진 후보를 경선승리로 이끈 결과를 낳았다. 당초 권 전 비서관은 지역민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서동용 의원에게 밀렸는데, 2인 경선(국민경선 100%)을 통해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다.

당초 권 전 비서관은 인지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김혜경 여사 비서관 논란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 유권자들은 권 전 비서관에게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있다고 판단해 그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한 것으로 비춰진다.

비명계를 향한 극단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양 후보의 경우, 권 전 비서관과 정봉주 의원(박용진 의원) 사례가 반반씩 섞였다고 보는게 맞다. 비명계에 극단적인 발언을 단행함으로써, 친명 성향의 당원들에게 어필했고, 당내 다수를 차지한 친명 성향의 당원들이 전재수 의원을 눌러앉힌 양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천잡음은 국민의힘 공천과 상당히 대비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거대양당의 공천 차이를 ‘현역 물갈이’비율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은 현역물갈이 비율이 높은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 물갈이 비율이 적어 ‘혁신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당초 국민의힘 공천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검찰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 측근들의 양지공천이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측근에 대한 특혜성 공천이 거의 전무한 반면, 민주당은 친명계 인사들의 공천이 줄줄이 성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윤 특혜 거의없는 국힘공천...동정민 앵커 "與공천 평가가 괜찮은 이유=尹대통령"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을 설명하는 동영민 채널A앵커(이미지-'동앵과뉴스터디' 캡쳐)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을 설명하는 동영민 채널A앵커(이미지-'동앵과뉴스터디' 캡쳐) 

채널A 동영민 앵커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에 대해 지난 9~10일 이틀에 걸쳐 <동앵과 뉴스터디>방송을 통해 상세히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우선 민주당 지도부 17명으로 분류되는 모든 인물들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 물론 이 당시 이인영 의원(GT계), 윤건영 의원(친문),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등 친명이 아닌 인사들의 단수공천이 이뤄지긴 했지만, 친명계 혹은 민주당 지도부의 단수공천이 앞도적으로 많은건 부정할 수 없다.

불출마와 탈당자들을 살펴보면, 이 같은 기조는 더 명확해진다. 불출마 선언 11명 중, 친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황운하 의원 1명 밖에 없고, 황 의원 역시 현재 조국혁신당에서 출마를 선언한 상황. 게다가 불출마 선언을 한 이탄희 의원 지역구에는 친명계 이언주 전 의원이 공천을 받게됐고, 인재근 의원(GT계) 지역구에는 ‘차은우 VS 이재명’발언으로 알려진 안귀령 부대변인이 공천을 받았다.

탈당자의 경우 이원욱, 조응천, 김종민, 김영주, 박영순, 설훈, 이상민 의원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비명계에 속한 인사들이며, 이중 김영주 의원과 이상민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았다. 박영순 의원 자리에는 친명계 박정현 의원이, 이상민 의원 자리에는 영입인재(친명계) 황정아 후보가 공천을 받은 상황.

민주당 경선에서도 친명계 인사들의 공천 릴레이가 이어졌다.  여기서 떨어진 비명계 인사들은 현역임에도 하위 10~20%로 인해 경선 패널티를 받았고, 동 앵커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친명계 인사들의 경선승리 요인에 대해 “당원 50% +일반 시민 50%인데, 경선에서 ‘강성지지층’(개딸)들이 모조리 친명계 인사들을 지지해줘, 현역이 지는 거다”라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의 ‘시스템 사천’의 핵심은 친명강성지지층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친명 공천이 많은 민주당 공천과 달리, 친윤 양지 공천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총선에서 공천에 도전한 친윤 인사들은 총 49명이며, 이중 19명이 공천을 받았다(3월 10일 기준). 친윤 인사들의 정의는 대통령실, 혹은 차관급 이상 국무위원, 새로운 검찰출신 인사를 얘기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은혜 전 홍보수석(성남 분당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임종득(경북 영주영양)전 안보2차장, 장성민(경기 안산 상록갑)전 기획관, 주진우(부산 해운대 갑) 전 법률비서관, 이원모(경기 용인갑) 전 인사비서관, 전희경(경기 의정부 갑)전 비서관, 조지연 (경북 경산)전 행정관, 이승환(서울 중랑갑) 전 행정관, 신재경(인천 남동을) 전 행정관 으로 총 10명이다.

이중 양지공천으로 평가받는 인사는 임종득 후보, 주진우 비서관으로 2명에 불과하며, 험지로 분류되는 인사는 총 5명, 격전지로 분류되는 인사는 2명이다. (조지연 행정관의 경우 경북 경산지역구에도 불구하고, 최경환 무소속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아 험지로 분류)

차관급 이상 국무위원의 경우, 추경호(대구 달성) 경제부총리,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부 장관, 박진(서울 서대문을) 전 외교부 장관, 권영세(서울 용산) 전 통일부 장관, 박민식(서울 강서을) 전 보훈부 장관, 방문규(경기 수원병)전 산업부 장관, 한창섭(경기 고양갑) 전 행안부 차관, 신범철(충남 천안갑)전 국방부 차관, 김완섭(강원 원주을)전 기재부 2차관 으로 총 9명이다. 이중 험지는 7명(원희룡, 방문규, 신범철, 김완섭, 박진, 박민식), 양지는 2명(추경호, 권영세)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친윤 공천은 3월10일 기준으로 총 19명 이뤄졌고, 이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7명에 불과하다(추후 강명구 전 행정관 경북 구미을 추가). 이에 동 앵커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확실히 윤심공천이 과거 대통령사례(이명박, 박근혜)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게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동 앵커는 또 "국민의힘 공천이 민주당 보다 괜찮다고 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저는 한동훈 위원장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지목하며)이 사람을 꼽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대통령이 여당 공천에 자기 사람들을 심지않는 것은 매우 드문일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행정권한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본인정책에 힘을 실어줄 의원들을 원한다는 점과 의원들이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임기를 유지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통령은 임기말 레임덕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측근들을 여당에 배치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오히려 총선출마를 앞둔 자신 측근들에게 “양지 찾아가지 마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내비쳤다.

즉, 현역물갈이가 적은 국민의힘 공천을 혁신의지가 적다고보는 것 보단, 윤석열 대통령이 측근심기를 거의 하지 않은 결과로 보는게 타당해 보이며, 이는 이재명 대표의 사천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공천과 대비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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